겨울 호흡기 질환, '비염·독감' 구별해야... "올바른 치료 전략 세우세요"

겨울은 유난히 호흡기 질환이 기승을 부리는 계절이다. 차가워진 바람과 큰 일교차, 건조한 실내 환경은 우리의 코와 기관지 점막을 약하게 만든다. 게다가 외부의 바이러스·세균이 쉽게 침투하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늦가을부터 난방기 사용이 본격화되면 실내 공기가 더욱 건조해지고 먼지·집먼지진드기 같은 알레르겐이 떠다니기 쉬워 호흡기 질환이 반복되기 마련이다. 이때 단순 감기라고 생각하기 쉬운 증상 중 상당수가 사실 알레르기 비염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만약 감기약을 먹으면 잠깐 괜찮아졌다가 며칠 지나 다시 코막힘과 재채기가 돌아온다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일반 감기라면 열·몸살 등이 수반되며 대개 일주일 내 호전된다. 하지만 알레르기 비염은 특정 물질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코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 질환이다. 때문에 증상이 길게 이어지고 반복되는 양상을 보인다.

김혜경 포항 치유메디컬의원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알레르기 비염의 주요 증상은 발작적인 재채기, 맑고 묽은 콧물, 지속적인 코막힘, 눈·코 주위 가려움 등이다. 열이나 전신 피로는 거의 없으며 특히 아침 기상 직후에 증상이 심해졌다가 낮에는 다소 완화되는 패턴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한다.

 

그는 “치료 없이 방치하면 코막힘으로 인해 수면의 질이 떨어지거나 집중력 저하를 유발하고 심할 경우 부비동염·중이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감기와 비슷해 헷갈리기 쉽지만 증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이를 구분할 만한 단서가 존재한다. 재채기가 연속적으로 나타나는지, 콧물이 투명한 채 오래 지속되는지, 난방기 사용·청소·외출 후 같은 특정 상황에서 악화되는지 등을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감기약을 복용하면 잠시 좋아졌다가 끊으면 곧바로 증상이 되살아나는 경우 알레르기 비염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비슷한 증상이 겨울마다 반복된다면 알레르기 검사를 진행해보는 것이 좋다. 문진과 비내시경으로 코 점막 상태를 확인한 뒤 피부반응검사나 혈액검사 등을 통해 어떤 알레르겐(집먼지진드기·곰팡이·동물 비듬 등)에 반응하는지 여부를 파악한다. 정확한 원인 규명이 이뤄져야 회피요법부터 약물치료, 면역치료까지 체계적인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 특히 항히스타민제나 비강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는 비염의 대표적인 증상을 다스리는 데 효과적이다. 생리식염수 비강 세척은 점막 위 알레르겐을 씻어내 염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과 더불어 겨울철 주의해야 할 또 하나의 질환이 바로 독감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발하는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발병 시 고열·기침·근육통 같은 전신 증상이 강하게 나타난다. 노인·영유아·임신부·기저질환자라면 폐렴이나 심근염 등 합병증 위험이 높아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2025–2026 시즌부터는 독감 백신이 기존 4가에서 3가 백신 체계로 전환됐다. 세계적으로 사라진 B형 야마가타 계열 항원을 제외하며 불필요한 구성을 줄인 것으로 예방 효과는 기존 4가 백신과 동일한 수준이다. 국내 3가 백신의 중화항체 생성률은 90% 이상으로 충분한 면역력을 제공한다는 점도 확인됐다. 항체 형성에는 접종 후 최소 2주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독감 유행 전, 늦가을부터 접종을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

 

김혜경 원장은 "호흡기 질환이 유난히 많은 겨울철, 비슷한 증상이라도 원인과 치료법이 크게 다른데 반복되는 코막힘과 재채기를 감기라고만 생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알레르기 비염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고 맞춤형 치료를 통해 일상의 불편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또한 독감은 예방접종만으로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인 만큼 적정 시기에 백신을 접종해 호흡기 건강을 지키는 것이 안전한 겨울을 보내는 첫걸음"이라고 전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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