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환율 따로가는 韓금융시장] 올해 코스피 얼마나 더 올라갈까?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492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도체주 급등과 정부 증시부양책이 시너지를 내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전히 해소되는 양상이다. 증권가에는 이제 5000선을 넘어 6000 시대를 향한 낙관론이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초강세는 반도체·인공지능(AI)가 견인하는 압도적인 기업 이익 성장과 거버넌스 개선이 동반된 결과”라며 “상장사들의 이익 증가율과 주주 환원 성향이 글로벌 수준으로 수렴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6000선 안착도 충분히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전망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올해 상단 목표치를 5500 이상으로 제시하며 “올해 1분기 대내외 우려 요인 해소 이후 2~3분기까지 강력한 상승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 5000시대를 맞이하는 투자자들의 전략에도 큰 변화가 감지된다. 증권가는 단순히 지수의 등락에 배팅하기보다는 ‘실적 가시성’과 ‘주주 가치’에 집중하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지수가 고점에 다다를수록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특정 업종에 주력하기보다는 AI 하드웨어, 에너지 인프라, 바이오 시밀러 등 성장성이 담보된 핵심 섹터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해야 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슈퍼 랠리’ 자체가 최소한 올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며 “2000년대 초 인터넷, 2010년대 스마트폰 보급이 대중화될 때 반도체 업황이 급성장했던 것처럼, 이번 반도체·AI 확산 역시 국내 수출과 기업 실적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한 고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 정책에 적극적인 기업들을 선별하는 ‘퀄리티 성장주’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단기적으로는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수 있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꾸준한 순매수세가 하단을 지지하고 있어 일시적인 눌림목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역발상 투자 전략도 고려해 볼 만하다.

 

코스피의 새로운 동력으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담은 3차 상법개정안이 꼽힌다. 정치권에 따르면 3차 상법개정안이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논의되기로 하면서 법안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10년간 코스피 시장은 구조적으로 주식수 증가가 EPS(주당순이익) 성장을 제약해왔다”며 “자사주 소각 법안이 통과되면 코스피 상장주식수는 연평균 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코스피 밸류에이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랠리가 일부 대형 수출주에 쏠리고 멀티플이 이미 과거 평균을 웃도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상승은 끝났다”는 경계론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지수는 상승했지만, 대형 수출주 온기가 중소형으로 충분히 번지지 않는 국면에서는 업종 간 격차가 커지며 변동성이 재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적 상향 조정 속도가 둔화하거나 외부 변수로 위험 선호가 꺾일 경우 ‘밸류에이션 선반영’ 논란이 빠르게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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