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사태 후폭풍] 금융당국부터 정치권까지 후속 대책 논의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고강도 후속 대책 논의를 이어간다. 이번 빗썸 오지급 사고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시스템 전반의 신뢰를 무너뜨린 ‘초유의 사태’로 규정되면서 정부와 국회는 즉각적인 전수조사와 입법 보완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가동한다.

 

10일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전체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내부통제 시스템 전수조사에 착수한다. 당국은 이번 사고가 다른 거래소에서도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공유하며, 현행 시스템이 대량의 이상 거래를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지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 과정에서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무과실 책임’ 원칙 도입도 논의한다. 기존 전자금융거래법상 해킹이나 위조 등 사고 발생 시 금융사가 과실 유무를 떠나 손해를 배상하도록 한 것처럼, 거래소에도 유사한 책임을 지우겠다는 것이다. 이는 거래소가 시스템 오류나 기술적 한계를 핑계로 투자자 피해 구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당국은 이번 사태처럼 거래소의 명백한 내부 통제 실패가 확인될 경우, 사업자 인가 취소까지 고려할 수 있는 강력한 제재 수단 마련도 고심 중이다.

 

정치권 역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여야는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금융위를 상대로 긴급 현안 질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질의에서는 빗썸의 부실한 리스크 관리 실태를 집중 추궁하는 한편, 금융당국의 감독 소홀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여야 의원들은 지난 7월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투자자 예치금 보호 등 기초적인 규제에 머물러 있어, 이번과 같은 전산 사고나 시스템 오작동을 예방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는 현재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입법 논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단계 입법은 가상자산 발행과 유통, 공시 등 시장 질서 전반을 다루는 법안으로, 이번 사태를 계기로 거래소의 시스템 안정성과 내부통제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정치권에서는 거래소가 고객 자산과 고유 자산을 엄격히 분리하고, 이상 거래 발생 시 즉각적인 ‘킬 스위치(Kill Switch)’ 작동을 의무화하는 등 구체적인 기술적 안전장치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거래소의 과실로 인한 사고 발생 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해 사업자의 책임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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