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거진 60조원 규모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로 빗썸의 가상자산사업자 갱신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갱신 심사 도중, 이 같은 대형 사고가 터지면서 금융당국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예상돼 해당 심사가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특금법상 불수리 요건은
12일 금융당국과 업계 등에 따르면 관계당국은 2024년 10월 빗썸으로부터 사업자 갱신 신청을 받아 현재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등을 보면 가상자산사업자는 3년마다 사업자 신고를 갱신해야 한다. 최종 갱신 권한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있으나 금융감독원에 신고 관련 업무를 위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은 빗썸에 대한 현장 검사가 진행 중인 만큼, 결과가 나오기 전에 사업자 갱신 수리 여부를 밝히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사업자 갱신 심사 도중에 이번 오지급 사태가 불거지면서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사업자 갱신 판단의 근거인 특금법상 불수리 요건만으로 이번 심사 과정에서 오지급 사태의 법적 책임을 묻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느냐 이유에서다.
특금법에 명시된 불수리 요건에는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 미획득 ▲실명 확인 가능 입출금 계정으로 금융거래하지 않는 경우 ▲범죄수익은닉규제법·테러자금금지법 등 특정 금융 관련 법률 위반으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집행 종료 및 면제일로부터 5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 등이 해당된다.
심사 과정에서 금융정보분석원에 의견을 전달하는 금감원은 일단 신중한 모습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빗썸 사태 긴급 현안질의에서 “(사업자 갱신 수리는) FIU가 최종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면서도 “현재 상황까지 감안해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갱신 심사 장기화…의견은 분분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빗썸의 사업자 갱신 심사 장기화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심사가 빨리 끝날 것 같지는 않다는 시각과 함께 법상 명시된 불수리 요건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당국이 수리를 하지 않으면 법위반이 된다는 견해도 있다. 이번 오지급 사태 관련 당국의 점점과 검사는 기본적으로 특금법 보다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위반 여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시장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릴 만한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지만, 사업자 갱신 심사 과정에서 이를 반영할 법적 근거가 부재한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 정부가 가상화폐를 금융자산이란 측면 보다는 자금세탁 방지에 무게를 두고 규제의 틀을 짠 것도 규제 체계 공백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 정부 들어 가상자산시장을 종합적으로 관리∙감독할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서두르는 이유도 이러한 허점을 메우기 위함이다.
이런 가운에 업계 일각에선 당국이 법적 요건의 한계로 불수리를 결정하긴 어렵지만 빗썸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만한 대책을 충분히 마련할 때까지 갱신 수리 절차를 장기간 미뤄둘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당국의 심사가 길어져도 빗썸은 그때까지 계속 사업을 할 수 있다. 현행법상 심사 기간에 사업자 유효기간이 끝날 경우, 이후 이뤄진 당국의 수리 통보일을 사업자 만료일로 보기 때문이다. 빗썸의 사업자 만료일은 2024년 12월로, 이미 지난 상태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