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증권가의 관심은 ‘8천피’ 현실화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정부의 밸류업 정책, 기업 주주환원 강화 흐름을 근거로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만 미국 기준금리와 유가,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부담은 8000선 안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8000 충분히 가능”…AI·반도체가 밀어올린다
코스피가 7천피 시대를 열면서 증권가에는 8000선 돌파 가능성을 놓고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장이 단순한 유동성 장세라기보다는 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업황 개선, 기업 이익 상향이 맞물린 실적 장세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8000선 돌파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 센터장은 “AI 모멘텀 확산과 반도체 업황 호황이 상승장의 핵심 동력”이라며 “반도체 2분기 실적 윤곽이 드러나는 다음달과 7월에 8000선 도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적 부담은 있지만, 반도체 실적이 폭증하는 구간이라는 점에서 과열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도 8천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황 센터장은 “코스피가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한국 증시의 디스카운트 요인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오는 9~10월 8000선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와 국제유가 안정이 전제돼야한다”고 덧붙였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발 반도체 사이클의 구조적 변화를 강조했다. 고 센터장은 “한국은 반도체를 비롯한 밸류체인을 갖추고 있고, 수요와 공급 구조가 다른 국면에 들어섰다”며 “AI 서버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한 국내 증시의 이익 체력도 과거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9000선도?…“관건은 실적 지속성”
낙관론 배경에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아직 크지 않다는 인식도 깔려있다. 염승환 LS증권 리테일사업부 이사도 코스피에 대해 낙관론을 유지했다. 염 이사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아직 진행 중이고,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기업들의 주주환원을 이끌어내고 있다. 구조적인 AI 수요도 당분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와 금리 상승 부담이 존재하긴 하지만, AI 투자가 이를 압도하는 한 시장의 방향성은 훼손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또한 “코스피 30년 평균 PER 9.8배를 적용하면 9천피도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숫자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8000, 8500 등 특정 지수대를 고점으로 단정하기보다 시장이 어떤 조건에서 상승 동력을 잃을지를 살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5%를 넘어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 글로벌 주식시장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낙관론이 맹목적인 추격 매수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염 이사는 “지수가 오른다고 모든 종목을 사도 되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 또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도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며 “코스피가 7000선을 넘어선 이후에도 상승세가 반도체와 일부 주도주에 집중될 경우 종목별 차별화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시장에서는 지수 레벨 자체보다 실적 개선이 확인되는 업종과 기업을 선별하는 전략이 중요해질 전망”이라며 “결국 코스피 8000선 도달 여부는 반도체 이익 모멘텀과 대외 변수 안정, 상승 업종 확산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