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우회대출 적발 잇따라…금융당국, 규제 강화 검토

금융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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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업자 A씨는 지난해 2월 기업운전자금대출 4억원을 받아 그중 3억9900만원을 한 달 뒤 규제지역 내 주택 구입 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 운영 자금 명목으로 대출을 받은 뒤 사실상 주택 매입에 사용한 셈이다.

 

개인사업자가 기업운전자대출을 받아 규제지역 아파트를 매입한 사례가 금융당국 현장점검에서 적발됐다. 또 임대사업자대출로 상가주택을 산 뒤 실제 거주한 사례도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이를 부동산 대출 규제를 우회한 편법 행위로 보고 대출 회수와 신규 대출 제한 강화에 나섰다. 최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되자 사업자대출을 활용한 우회 수요까지 함께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운전자금 대출받아 집 샀다”…현장점검서 적발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말부터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사업자대출 용도 외 유용 현장점검을 진행 중이다. 이번 점검은 사업자대출이 실제 사업 목적과 다르게 부동산 투자나 주택 매입에 활용되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례는 A씨처럼 사업 운영 자금 명목으로 대출을 받은 뒤 사실상 주택매입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부동산 임대업자 B씨가 임대 목적 사업자대출을 받아 상가주택을 매입한 뒤 기존 임차인이 퇴거하자 해당 공간에 직접 전입해 거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임대 목적 대출을 실거주 용도로 사용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금융당국은 위 사례를 부동산 규제를 우회하기 위한 편법 대출로 판단하고 즉각 대출 회수 조치에 착수했다. 신용정보원에 적발 정보가 등록되면 신규 사업자대출도 제한된다. 현재는 1차 적발 시 1년, 2차 적발 시 5년간 신규 사업자대출이 제한되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각각 3년, 10년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특히 개인사업자의 경우 사업자대출뿐 아니라 가계대출 신규 취급까지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점검에서 신규 대출뿐 아니라 2021년 이후 취급된 만기 미도래 사업자대출까지 전면 점검 대상으로 확대했다. 

 

◆다시 늘어난 주담대…금융당국 “잠재 위험 여전”

 

금융당국이 사업자대출 점검 수위를 높이는 배경에는 최근 다시 확대되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기관 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가계대출 흐름과 사업자대출 점검 결과 등을 논의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3조5000억원 증가하며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세부적으로 보면 주담대가 5조5000억원 늘며 전월(3조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조원 줄었다.  

 

은행권 자체 주담대가 다시 증가세로 전환된 점이 금융당국의 경계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3월 1조5000억원 감소했던 은행 자체 주담대는 4월 들어 1조3000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1분기 증가한 주택 거래량이 시차를 두고 대출 증가세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올해 3월 7만2000건으로 증가했고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도 확대됐다.

 

신용대출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도 축소됐다. 상호금융권 증가세가 둔화됐고 보험사와 여신전문금융사는 감소세로 전환됐다.

 

회의를 주재한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은행권 자체 주담대 증가세 전환 등 잠재적 위험 요인이 여전하다”며 “주담대가 주택시장을 자극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당국 “부동산 쏠림 막겠다”

 

금융당국은 단순히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금융권 자금 흐름 자체를 바꾸겠다는 입장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최근 열린 금융감독자문위원회에서 “금융회사가 손쉬운 이자 장사에 매몰되지 않고 생산적 분야에 자금을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계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요인을 면밀히 관리하고 부동산으로의 자금 쏠림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밝힌 것처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대상 확대 등 상환능력 중심의 여신관리체계 고도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금감원과 함께 지난해 7월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이후 금융회사들의 스트레스 금리 적용 여부, 규제비율 준수 현황 등을 집중 점검하는 등 제도 운영 전반에 대한 관리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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