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방금융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지방은행 부실채권(NPL) 정리를 지원하기 위한 41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지방은행의 자산건전성을 높여 지역 중소기업과 서민 가계에 대한 금융 공급 기반을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코는 최근 부산은행·경남은행·광주은행·전북은행·iM뱅크와 함께 ‘지방은행 금융안정 지원펀드 2호’ 운용 간담회를 열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들어갔다.
이번 펀드는 지난해 조성된 1호 펀드의 후속 사업이다. 캠코가 약정한 1500억원을 마중물로 5개 지방은행 등이 공동 투자자로 참여해 총 4100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운용은 이지스자산운용이 맡는다.
조성된 자금은 지방은행이 보유한 부실채권을 선제적으로 인수·정리하는 데 활용된다. 지방은행은 이를 통해 자산건전성을 개선하고 위험자산 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캠코는 “자금난을 겪는 지역 내 중소기업과 서민 가계에 대한 금융지원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펀드의 의미를 지방은행 건전성 관리 지원에서 찾고 있다. 지방은행은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지역 경기 변화에 민감한 구조를 갖고 있다. 경기 둔화가 장기화할 경우 연체율 상승과 부실채권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부실채권이 늘어나면 지방은행은 건전성 관리 부담으로 신규 대출을 확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도 지방 금융지원 확대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정책금융 지방공급 확대목표제 참여 기관을 확대하고 지방 정책금융 공급 규모를 올해 141조원에서 2027년 151조원, 2028년 164조원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1분기 정책금융기관의 지방 공급 비중도 44.1%로 당초 목표치인 41.7%를 웃돌았다.
또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 간 중소기업 공동대출 혁신서비스 지정, 저축은행의 비수도권 대출 우대정책 등 지역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지역 금융기관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금융권에서는 캠코의 이번 펀드가 지역 금융공급 기반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은행의 건전성이 개선되면 지역 중소기업과 서민층에 대한 금융지원 여력도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부실채권 정리가 곧바로 신규 대출 확대나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향후 경기 상황과 지방은행의 여신 전략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