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가계대출 규제와 인터넷전문은행 간 경쟁 심화라는 대내외적 성장 정체를 돌파하기 위해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카카오뱅크의 수장인 윤호영 대표는 올해 1분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순이익인 1873억원을 달성한 기초 체력을 바탕으로 ‘비은행 여신 확장’과 ‘차세대 디지털 자산 선점’을 앞세워 카카오뱅크의 제2 도약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마스턴캐피탈 인수…업계 최초 자동차 금융 진출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최근 여신전문금융사 마스턴캐피탈의 주식 500만주를 241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주식 취득이 완료되면 카카오뱅크의 마스턴캐피탈 지분율은 100%가 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비은행 여신전문금융사를 인수해 캐피탈업에 직접 진출하는 것은 카카오뱅크가 최초다.
이번 인수합병(M&A)은 윤 대표가 지난 5월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연내 캐피탈사를 인수하겠다”고 공언한 지 약 두 달 만에 초고속으로 성사됐다. 인수 금액인 241억원은 카카오뱅크 자기자본의 0.36% 수준에 불과한 소액이지만, 금융권에 던지는 전략적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압박으로 성장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규제 환경이 비교적 자유로운 ‘비은행 여신’ 라이선스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윤 대표의 과제는 카카오뱅크가 보유한 2700만명의 고객 기반과 비대면 기술력을 마스턴캐피탈에 접목하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르면 연말까지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자동차 할부금융을 시작으로 리스, 렌탈, 더 나아가 기업금융과 투자금융까지 사업 영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압도적인 조달 능력을 바탕으로 캐피탈사의 조달 비용을 대폭 낮추는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주도 선언
윤 대표가 그리는 또 다른 미래는 디지털 자산 시장에 있다. 윤 대표는 지난 4월 ‘2026 카카오뱅크 프레스톡’에서 “카카오뱅크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유통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전통 은행의 패러다임을 바꿀 인프라 경쟁에 먼저 깃발을 꽂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현재 카카오는 그룹 차원의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며, 윤 대표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와 함께 공동 TF장을 맡아 실무를 이끌고 있다. 윤 대표의 목표는 명확하다. 향후 가상자산 관련 법 제정에 맞춰 라이선스를 취득한 뒤,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와 결제 인프라인 카카오페이, 그리고 카카오뱅크의 뱅킹 시스템을 하나로 묶는 강력한 컨소시엄을 완성하는 것이다.
윤 대표는 “발행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고객들이 통장에서 돈 뽑아 쓰듯 편하게 실생활 결제에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서는 자금세탁방지(AML) 역량과 독보적인 가입자 수를 가진 카카오뱅크가 스테이블코인 유통을 주도할 경우, 차세대 디지털 결제 시장의 맹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70조원 수신 다지고 인공지능(AI)·글로벌 영토 확장
윤 대표의 이러한 공격적인 영토 확장은 안정적인 뱅킹 인프라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총수신 규모는 70조원에 달하며, 이 중 요구불예금 규모만 39조원에 이른다. 이 강력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윤 대표는 은행 본업을 퇴직연금과 자산관리(WM) 영역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AI와 글로벌이라는 날개를 달아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해외 진출 역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 ‘슈퍼뱅크’ 투자 지분 평가차액이 1분기 실적 성장을 견인한 데 이어, 태국 SCBX 그룹과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 가상은행 ‘뱅크X’는 내년 상반기 본격적인 영업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윤 대표는 세 번째 행선지로 몽골을 낙점하고, 자체 신용평가모형(CSS)인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현지 금융기관에 수출하겠다는 계획까지 마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