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군은 변했지만 ‘새로운 기술을 시장에 안착시킨다’는 본질은 늘 같았습니다. 지금까지의 커리어는 모두 코인원에서 혁신을 완성하기 위한 단단한 ‘빌드업’이었습니다.”
지난해 말 코인원에 합류한 김천석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이력은 화려하다. 구글·SK텔레콤·SK플래닛 등 국내외 최고의 빅테크 기업을 거쳐 의식주컴퍼니 등 스타트업에서 디지털 마케팅과 사업 혁신을 이끈 ‘성장 전문가’다.
김 COO는 현재 대외 커뮤니케이션과 비전 제시를 담당하는 차명훈 대표와 발맞춰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프로세스 구축과 리더십 빌딩 등 안정적인 내부 살림살이를 총괄하며 코인원의 시너지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6일 한국투자증권·OKX와의 동맹을 발판 삼아 코인원의 새로운 성장 로드맵을 그려나가고 있는 김 COO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잡스 전기 ‘1호 구매자’에서 코인원 COO로…기술 혁신 잇는 커리어
김 COO가 가상자산거래소인 코인원을 다음 행선지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뜻밖의 과거 일화를 소개했다.
약 15년 전 그는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스티브 잡스 전기의 ‘1호 구매자’로 선정돼 뉴스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그저 잡스의 팬으로서 책을 가장 먼저 사고 싶었던 열정뿐이었지만, 그 경험은 그의 커리어 전반에 깊은 영감을 줬다.
그의 커리어를 관통하는 핵심은 ‘새로운 기술을 시장과 고객에게 가장 먼저 소개하고 사업적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다. 제품과 산업군은 달랐지만, 혁신적 기술의 가치를 대중에게 전달한다는 본질은 같았다. 코인원 합류 역시 이 연장선에 있다.
김 COO는 “코인원의 미션은 ‘브링 블록체인 인투 더 월드(Bring Blockchain into the World), 즉 새로운 연결이 세상에 스며들다’이다. 지금까지 해온 기술 기반의 가치를 시장에 전달하는 역할과 정확히 일치한다. 특히 제 커리어의 화룡점정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가 금융권에 발을 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모님조차 “경제학과 나와서 여의도 한 번 안 가보냐”고 농담했을 정도다. 그는 “드디어 전공을 살려 여의도 금융권의 중심에서 가상자산이라는 가장 역동적인 금융 혁신을 이끌게 된 것에 깊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고객이 곧 투자자’라는 책임감
김 COO는 코인원에서 기존 빅테크나 이커머스 시장과는 확연히 다른 가상자산시장만의 독특한 매력과 차이점을 체감했다. 가장 큰 차이는 바로 ‘고객의 정의’에 있었다.
그는 “이전의 IT 서비스들은 주로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 편리하면 쓰고, 불편하면 안 쓰는 구조였다. 하지만 가상자산거래소는 다르다”며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곧 투자자다. 편리함의 수준을 넘어 고객이 자산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신뢰’와 ‘책임감’이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가상자산시장은 변동성이 크고 여전히 성장 중인 시장이다. 그렇기에 고객에게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고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총체적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최근 코인원에 투자한 한국투자증권의 슬로건인 ‘트루 프렌드(True Friend)’를 언급하며 “창업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은 그 슬로건처럼, 코인원 역시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 ‘진정한 친구’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점은 마케팅의 호흡이다. 단기적인 프로모션으로 유저를 유치하는 것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큰 의미가 없다. 그는 “유저들이 코인원이라는 생태계 내에 얼마나 오래 머무르고, 장기적으로 거래를 이어갈 수 있는지 ‘총체적 경험’을 설계해야 하기 때문에 훨씬 더 긴 호흡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투·OKX 동맹 ‘강력한 우군’ 확보…협력 통한 가상자산시장의 재편
지난 5월 코인원은 국내 대형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과 글로벌 톱티어 가상자산거래소인 OKX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김 COO는 이번 빅딜의 성사 배경으로 차 대표의 뛰어난 통찰력과 결단력을 꼽았다. 코인원 혼자만의 힘이 아닌, 신뢰받는 전통 금융사와 탄탄한 기술력을 가진 글로벌 거래소를 주주로 맞이해 가상자산시장의 큰 모멘텀을 함께 만들어가겠다는 구상이 완벽히 적중했다는 평가다.
김 COO는 이들과의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는 “앞으로 가상자산 시장은 토큰증권(STO)이나 스테이블 코인 기반의 결제 등 전통 금융과의 융합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결코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는 플레이어는 없다”고 단언했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독자 노선을 고집하기보다, 각 분야의 최고 강자들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역량이 거래소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그는 “한국투자증권이 보유한 매우 높은 신뢰도와 방대한 고객 기반을 코인원의 기술력과 연결하고, OKX의 독보적인 웹3(Web3) 및 월렛(Wallet) 기술을 이식하는 등 가상자산시장의 판도를 바꿀 구체적인 협력 과제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동맹은 코인원이 제도권 금융과 글로벌 시장을 향해 뻗어 나갈 강력한 가속 페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커 스피릿’에 AI 장착…연내 100만 MAU 조준
김 COO는 이번 동맹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코인원만의 무기로 ‘해커 스피릿(Hacker Spirit)’과 ‘인공지능(AI) 네이티브 문화’를 꼽았다. 차 대표를 필두로 한 화이트해커 출신 리더십의 DNA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문제의 본질을 끝까지 파고드는 집요함’인 해커 스피릿으로 발현된다. 여기에 서울 여의도 사옥 입구에 AI 토큰 사용 리더보드를 둘 만큼 전사적으로 진심을 다하고 있는 AI 역량이 더해지며 거대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
가상자산시장이 전통 금융과 융합하는 패러다임 전환기인 만큼, 코인원의 이 같은 내부 기술 무기는 한투·OKX와의 협력을 이끄는 가장 강력한 엔진이 될 전망이다. 코인원은 이미 확보한 파트너십을 발판 삼아 새로운 금융 운동장에서 한발 앞선 혁신을 준비 중이다. 특히 전 직원이 AI를 업무에 깊숙이 활용하는 능동적인 조직 문화를 바탕으로, 기술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타사와의 서비스 격차를 확실히 벌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바탕으로 김 COO가 내건 하반기 목표는 명확하다. 연내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100만명을 달성하는 것이다. 올해 1분기 기준 30만명 안팎이던 MAU를 3배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과감한 도전이다.
그는 “시장 상황의 변동을 핑계 대지 않고, 데이터 기반의 초개인화 이해를 통해 고객 한 분 한 분에게 코인원을 써야 할 명확한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며 “단순히 매출이나 영업이익 같은 결과론적인 수치에 연연하기보다, 거래소 활성화의 가장 확실한 선행 지표인 유저 트래픽 확보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시장 점유율 반등을 확실히 이뤄내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이를 위해 유저들이 서비스에 유입되는 단계부터 거래를 지속하는 전 과정에 걸쳐 총체적 경험을 고도화하는 데 마케팅 자원과 운영 역량을 아낌없이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천석 코인원 COO 약력>
- 2025년 12월~ 코인원 최고운영책임자(COO)
- 2021~2025년 의식주컴퍼니(런드리고) 부사장·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
- 2020~2021년 크리테오(Criteo) 미드마켓 세일즈팀 매니저
- 2013~2020년 구글 프로덕트 마케팅 매니저
- 2011~2013년 SK플래닛 플랫폼 전략 매니저
- 2009~2011년 SK텔레콤 마케팅&세일즈 매니저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