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 무산 후폭풍 확산…메리츠 “MBK 책임 회피가 사태 본질”

지난 3일 법원이 운영자금 확보 실패를 이유로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가운데, 서울 송파구 홈플러스 잠실점에 임시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의 공방이 격화되면서 카드사 대금 논란과 국회 청문회 추진까지 유통·금융권 전반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지난 3일 법원이 운영자금 확보 실패를 이유로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가운데, 서울 송파구 홈플러스 잠실점에 임시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의 공방이 격화되면서 카드사 대금 논란과 국회 청문회 추진까지 유통·금융권 전반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이 지난 3일 회생계획 수행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절차 폐지를 결정하면서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간 책임 공방은 다시 격화됐다. 여기에 일부 카드사와 홈플러스 간 가맹점 대금 지급 논란, 정치권의 청문회 추진까지 맞물리며 사태는 금융권과 유통업계를 넘어 정치권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메리츠금융은 이번 사태의 본질을 “천문학적인 투자금을 회수해 간 대주주 MBK와 김병주 회장이 정작 기업 회생을 위한 실질적인 유동성 공급 책임을 철저히 회피한 채, 모든 책임을 채권단에 전가하려는 적반하장식 태도”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1조2300억원 회수한 대주주 책임” vs “1000억원 보증 제안 거절한 채권단”

 

메리츠는 기업을 살리기 위한 실질적인 유동성 공급 책임은 경영권을 쥐고 이익을 회수해 온 대주주에게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MBK는 2015년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차입매수(LBO) 방식을 활용했다. 이후 알짜 점포 매각과 배당 등을 통해 MBK가 직·간접적으로 회수한 보수 및 투자금은 1조23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메리츠금융은 “지난 10년간 막대한 자금을 회수해 간 대주주 MBK가 정작 위기 상황에서는 실질적인 자금 투입 없이 채권단에만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담보권 실행 유예와 상거래 채권 조기 변제 협조, 1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 에스크로 계좌 예치 등 채권단으로서 지원 의무를 다했다는 입장이다. 논란이 된 2000억원의 추가 운영자금(DIP 금융)에 대해서도 김병주 MBK 회장이 확실한 개인 연대보증을 서지 않은 채 “메리츠가 선제 대출을 해주면 절반(1000억원)만 보증하겠다”는 조건부 제안으로 일관했다고 반박했다.

 

민주노총 홈플러스 일반노조 조합원들이 7일 홈플러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 금융이 위치한 서울 여의도 IFC 인근에서 열린 홈플러스 사태 해결 촉구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민주노총 홈플러스 일반노조 조합원들이 7일 홈플러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 금융이 위치한 서울 여의도 IFC 인근에서 열린 홈플러스 사태 해결 촉구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반면 MBK와 홈플러스 측은 메리츠금융이 지나치게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회생의 발목을 잡았다고 주장한다. 채권단이 요구한 전액 연대보증은 사모펀드 운용 구조상 수용하기 어려운 무리한 조건이었으며, 1000억원 규모의 보증안을 제시하며 타합점을 찾으려 했으나 메리츠가 단호히 거부해 결국 법정관리 폐지라는 파국을 맞았다는 입장이다.

 

◆카드사 대금 보류 공방 속 정치권, 청문회 추진

 

당장 유통망 최일선에서는 카드 대금을 둘러싼 공방도 뜨겁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등 일부 대형 카드사들은 법원의 결정 직후 홈플러스 오프라인 가맹점에 대한 대금 지급 보류 및 제휴 종료를 통보했다.

 

홈플러스 측은 “14일의 즉시항고 기간이 남아 있어 법적 효력이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대금을 묶는 것은 부당하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배송 중단이나 소비자 주문 취소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미수금 사태와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정당한 위험 관리 조치라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납품 중소상공인들의 미결제 대금까지 동결될 위기에 처하며 도산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다만 카드사들은 해당 방침을 철회하고 정상 지급하기로 했다. 결제 취소 규모가 감소세를 보이고 소비자 피해 우려도 일부 완화되면서 정상 지급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태의 심각성이 더해지자 정치권도 청문회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6일 전체회의를 열고 MBK와 메리츠금융 등을 대상으로 한 ‘홈플러스 사태 청문회’ 추진을 공식화했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사모펀드가 기업 인수 후 알짜 자산을 매각해 이익을 편취하고 위기 시에는 고용 안정과 유동성 공급 책임을 회피하는 ‘약탈적 금융 행태’를 정밀 검증하겠다는 계획이다.

 

◆법원 즉시 항고 17일까지…실효성 있는 결단 내릴까

 

법적 파산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법원의 즉시항고 기한은 오는 17일까지다. 홈플러스가 남은 기간 동안 확실한 자금 조달 계획을 제시해 법원을 설득해야만, 회생 절차를 다시 밟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잡게 된다. 약 1만2000명에 달하는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수많은 협력업체의 운명이 이 시간에 걸려 있다.

 

또한  MBK가 추가 대출을 요구하며 채권단에 책임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펀드 자체 자금 투입이나 사재 출연 등 대주주로서 책임 있는 자구책을 행동으로 먼저 보여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서민 경제와 유통망에 미칠 충격을 막기 위해 담보권 실행 유예와 긴급운영자금 예치 등 채권단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금융 지원과 성의를 다했다“며 “이제는 만성 적자와 유동성 위기를 야기한 대주주 MBK가 조건 없는 현금 출자 대안으로 결자해지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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