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파업 쟁점 셋…월급제·정년연장·AI 고용보장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빌딩 사기 모습. 뉴시스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빌딩 사기 모습. 뉴시스

 

현대자동차 노조가 13일부터 사흘간 부분파업에 들어가면서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파업 국면에 진입했다. 노조는 주간조와 야간조가 각각 2시간씩 작업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생산라인 기준으로는 하루 최대 4시간가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파업의 직접적인 쟁점은 임금이다. 노조는 월 기본급 인상, 성과급 확대, 상여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일시금, 자사주 지급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조합원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보고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교섭은 단순한 임금 인상률 협상에 그치지 않는다. 핵심은 임금체계 개편이다. 노조는 완전 월급제 도입을 주요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현대차 생산직 임금은 오랫동안 시급을 기반으로 잔업, 특근, 성과급이 더해지는 구조였다. 근로시간과 생산량에 따라 소득이 달라지는 방식이다.

 

노조가 월급제를 요구하는 배경에는 자동화와 인공지능, 로봇 도입이 있다. 전기차 전환과 생산공정 자동화가 확대되면 기존처럼 잔업과 특근을 통해 소득을 보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노조는 이 경우 노동자의 임금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본다.

 

회사 입장에서는 완전 월급제가 고정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전기차 전환, 글로벌 수요 둔화, 미래차 투자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을 키우는 결정은 쉽지 않다. 특히 성과급 요구가 순이익과 연동되는 방식으로 확대될 경우 향후 업황 악화 때도 부담이 남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정년 연장도 주요 쟁점이다. 노조는 국민연금 수급 시기와 연동해 정년을 최장 65세까지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고령화와 연금 공백을 감안하면 노동자에게는 중요한 사안이다. 반면 회사는 신규 채용, 세대 간 일자리 배분, 인건비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AI와 로봇 도입에 따른 고용 보장 문제도 부상했다. 노조는 신기술 도입 과정에서 고용과 노동조건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회사는 자동화와 생산성 개선 없이는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본다. 결국 쟁점은 신기술 도입 속도와 노동자 보호 장치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로 좁혀진다.

 

현대차 노사 협상은 완성차 업계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아, 한국GM, 현대모비스 등도 임금협상에서 유사한 압박을 받고 있다. 현대차의 타결 수준은 다른 업체의 교섭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파업은 단기적으로 생산 차질을 불러올 수 있다. 다만 더 큰 의미는 제조업 임금체계 전환 논의가 본격화됐다는 데 있다. 전기차와 로봇, AI가 생산 방식을 바꾸는 상황에서 기존 시급제와 특근 중심 임금 구조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 파업은 임금 인상 요구이면서 동시에 미래차 시대의 노동조건을 둘러싼 협상이다. 노사의 접점은 임금 총액뿐 아니라 월급제, 정년 연장, 자동화에 따른 고용 안정 장치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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