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개미들의 투자 자금이 대거 쏠리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형주로의 과도한 자금 집중이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투자자 손실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와 ETF CHECK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16종에 총 7조3364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상품별로는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에 전체 ETF 중 가장 큰 규모인 3조4472억원이 유입됐다. 이어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1조5083억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1조4271억원)가 뒤를 이었으며,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에도 6938억원이 순유입됐다.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이처럼 조 단위 자금이 일부 파생상품으로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증시 전체의 변동성이 확대되며 투자자들의 손실 부담도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자본시장의 수급 왜곡 우려가 제기되면서 정치권도 본격적인 문제 제기에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올해 코스피 사이드카가 37회 발동돼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전체 기록(26회)을 이미 넘어섰다”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파생상품의 위험성을 알고도 승인하고 수수방관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월급을 모아 집을 사는 사다리가 끊어진 사회에서 자본시장은 청년들이 계층 이동을 꿈꿀 수 있는 마지막 보루였지만, 그 보루가 지금 잔인한 덫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투자자들의 집단적인 제도 개선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국민동의청원에 게시된 ‘코스피·코스닥 양극화 심화 및 특정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의한 시장 왜곡 개선에 관한 청원’은 17일 기준 3만5000명가량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현재 국내 장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반도체 대형주에 극단적으로 의존하는 구조를 띠고 있어, 전체 지수 흐름과 개인 투자자가 체감하는 포트폴리오 수익률 간의 괴리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폐지 및 규제를 요구하는 다수의 청원이 제기된 상황이다.
시장의 반발과 우려가 확산되자 국회 차원의 제도 보완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종욱·박수영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는 21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공개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다. 최근 증시 현황을 진단하고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보완 방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토론회에서 실효성 있는 입법 대안이 제시될 경우 향후 실제 법률안 발의 및 검토 단계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이처럼 시장 왜곡에 대한 안팎의 지적이 잇따르자 금융당국도 보완 대책을 내놨다. 당국은 다음달 5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에 필요한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증권사가 거래 경험 등을 고려해 통상 3개월 뒤 예탁금 요건을 완화해주던 방식도 금지된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