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10원대 하락…외국인 증권자금은 6개월 연속 순유출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5원 내린 1415.9원에 마감했다. 뉴시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5원 내린 1415.9원에 마감했다. 뉴시스

 

 

#미국에서 기계 부품을 들여오는 사업자 A(55)씨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내려가면서 부품 결제 부담은 줄었다. 하지만 다른 문제가 또 발생했다. 환율이 하루 동안에도 8원 넘게 오르내릴 정도로 심하게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결제 시간을 맞추기가 힘들다. 요즘 환율 그래프만 보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6년 7월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가파르게 상승하던 원·달러 환율이 대폭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6월 말 1549.4원까지 치솟으며 연중 고점을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7월 말 1424.0원으로 불과 한 달 만에 125.4원이나 급락했다. 이어 지난 11일 기준으로는 1416.0원까지 추가 하락하면서 최근에는 1410원선 전후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양상이다.

 

이번 환율 급락은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완화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하면서 글로벌 달러화가 급격히 약세로 돌아선 영향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여기에 국내 외환시장의 수급 여건이 크게 개선된 점도 원화 강세를 강력하게 끌어올렸다. 원화는 달러 뿐만 아니라 주변국 주요 통화에 대해서도 뚜렷한 강세를 보여, 지난 11일 기준 원·엔 환율은 889.24원, 원·위안 환율은 209.94원으로 6월 말 대비 각각 7.4%, 8.7% 하락한 수치를 나타냈다.

 

다만 환율이 하락하는 과정에서 가격의 일일 변동성은 전월보다 가파르게 확대됐다. 7월 중 원·달러 환율의 일평균 변동 폭은 8.0원, 변동률은 0.53%로 전월(7.6원, 0.50%)보다 높아졌다. 한은은 “글로벌 경제 변수에 대한 외환시장의 민감도가 한층 높아지면서 일별 변동 폭이 소폭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환시장의 수급 개선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순유출 흐름을 이어갔다. 7월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207억 달러 순유출됐다. 올해 1월부터 시작된 주식 순유출세가 7개월 연속 계속되면서 누적 순유출액은 1309억달러(약 185조원)에 달했다. 이는 2025년 연간 순유출액인 70억7000만달러의 18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한은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 확대와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경계감 등이 유출 원인으로 작용했다”면서도 “국내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리밸런싱 매도세가 잦아든 영향에 전월(323억7000만달러) 대비 유출 폭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9억6000만달러 빠져나가며 4개월 만에 순유출로 전환했다. 지난 4월(5억5000만달러), 5월(56억8000만달러), 6월(16억5000만달러)까지 3개월 연속 유입됐던 흐름이 끊긴 것으로 단기 차익거래유인의 역전 폭 확대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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