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반도체 순매수에 힘입어 코스피가 주간 기준 글로벌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대규모 주주환원 기대감이 번지는 가운데, 이번주 증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등을 앞두고 반도체 주도의 추가 반등 여부를 가늠할 전망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1.49% 증가한 6977.94로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8.24% 오른 864.65를 기록했다.
증시 반등을 이끈 동력은 외국인의 태세 전환이었다. 8월 첫째주 코스피에서 6조원 가까이 팔아치웠던 외국인은 둘째주(10~14일) 6조50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방향을 바꿨다. 매수세는 반도체 대표주로 집중됐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2조4311억원, 삼성전자를 2조2802억원 사들이며 전체 주간 순매수액의 70%를 두 종목에 쏟아부었다. 지정학적 긴장과 긴축 우려가 완화되고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불안이 꺾인 영향이다.
여기에 실적 호조에 따른 주주환원책도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내에 주주환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AI발 메모리 슈퍼사이클로 현금 창출력이 급증하면서 특별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양사의 연간 합산 주주환원 규모가 최대 30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미국 통화정책과 글로벌 AI 밸류체인 핵심 이벤트로 향하고 있다. 오는 20일 공개될 미국 7월 FOMC 의사록을 통해 연준 위원들의 인플레이션·경기 평가와 금리 방향성을 재확인할 예정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7월 FOMC 의사록을 통해 인플레이션과 경기 전망에 대한 연준 위원 간 이견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특히 오는 27일 예정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는 AI 수요 검증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실적의 지속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실적 신뢰도를 높이는 근거가 되고 있다”며 “주요 AI 관련 종목의 실적 확인이 대부분 마무리된 만큼 엔비디아 실적이 전방 수요 검증의 최종 확인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중심의 반등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반도체 주도 장세 이면에 나타난 부작용에도 시선을 두고 있다. 대형주의 주가 등락에 맞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며 거래소와 증권사의 관련 수수료 수익도 함께 급증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이 상장된 5월 27일부터 7월 말까지 거래소와 주요 증권사가 거둬들인 수수료 수입은 1172억6000만원에 달했다. 이 기간 한국거래소는 45거래일 동안 거래수수료(241억3900만원)와 청산결제수수료(37억7100만원)로 총 279억1100만원을 챙겼다. 하루 평균 약 6억2000만원꼴이다.
이 같은 과열 양상에 금융당국은 지난달 31일부터 기본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등 긴급 규제에 나섰다. 개인별 투자 한도를 총투자금의 20% 수준으로 제한하고, 사전 교육 이수 의무화와 증권사의 괴리율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등 규제 수위를 대폭 높였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