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카드’ 국비 79% 수도권 집중…지방은 혜택 소외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전 국민의 교통비 부담을 덜기 위해 도입된 ‘모두의 카드’ 혜택이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국비 지원액의 약 80%가 서울·경기·인천에 배정된 가운데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일수록 가입자와 환급액도 적어 지역 간 교통 여건의 차이가 정책 수혜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국회입법조사처의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 따르면 올해 모두의 카드 국비지원액 6700억1000만원 가운데 서울·경기·인천에 배정된 금액은 5288억8000만원으로 전체의 78.9%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2506억6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2301억7000만원, 인천 480억5000만원 순이었다. 반면 강원은 26억2000만원, 충북 27억원, 전북 24억7000만원에 그쳤다.

 

가입자 역시 수도권에 몰렸다. 지난 6월 말 기준 누적 가입자는 경기 204만9000명, 서울 140만7000명, 인천 45만7000명이다. 전국 가입자 566만5000명 가운데 약 70%가 수도권 거주자인 셈이다. 세종은 2만8000명, 제주는 3만명, 강원은 4만2000명에 불과했다.

‘모두의 카드’ 시도별 가입자・환급액・국비지원액 현황
‘모두의 카드’ 시도별 가입자・환급액・국비지원액 현황 

실제 환급액에서도 격차가 컸다. 올해 1~4월 경기 지역 이용자에게 지급된 환급액은 1453억5000만원, 서울은 839억8000만원이었다. 같은 기간 강원은 11억6000만원, 충북 12억9000만원, 전북 13억2000만원으로 경기 환급액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인구 규모를 고려해도 지역별 수혜 차이는 나타났다. 인구 1명당 환급액은 경기가 1만1000원, 서울과 인천이 각각 9000원이었다. 반면 강원·충북·전북은 각각 1000원에도 못 미쳤다. 1인당 국비지원액도 서울 2만5000원, 경기 1만8000원, 인천 1만6000원인 데 비해 강원과 충북은 각각 2000원 수준, 전북은 1000원 수준이었다.

 

모두의 카드는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지출액의 일정 비율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일반 국민은 20%, 청년·2자녀 가구·어르신은 30%, 3자녀 이상 가구는 50%, 저소득층은 53.3%의 환급률을 적용한다. 정액형은 일정 기준금액을 넘겨 사용하면 초과분을 전액 환급한다.

 

정부도 지역 간 교통 여건의 차이를 고려해 지방의 정액형 환급 문턱을 수도권보다 낮춰놨다. 일반형 기준 수도권의 기준금액은 월 6만2000원이지만 일반 지방권은 5만5000원, 우대지원지역은 5만원, 특별지원지역은 4만5000원이다.

 

문제는 지방의 경우 대중교통 자체의 공급이 부족해 기준금액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이용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버스나 철도 운행 횟수가 적고 배차 간격이 긴 지역에서는 월 15회 이상이라는 최소 이용 요건부터 충족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워 승용차에 의존할수록 제도의 혜택에서도 멀어지는 구조인 셈이다.

 

입법조사처는 이에 따라 지방의 정액형 기준금액 인하가 실제 가입 유인으로 작용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준금액 인하 이후 비수도권 신규 가입자가 수도권보다 유의미하게 늘었는지 살펴보고, 지역별 교통 여건에 따라 최소 이용 횟수를 차등화하는 방안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입법조사처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수도권에 집중된 국비 지원 구조가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지와 함께 비수도권 이용자를 위한 별도 지원 방안, 지역별 최소 이용 횟수 차등화 필요성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