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문 ‘독3사’ 시대…수입차시장 지각변동

 

국내 수입차 시장이 전통의 독일 3사 브랜드가 1∼3위를 차지하던 시대는 가고 아우디-폭스바겐이 빠졌다. 더 나아가 내년에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의 본격 상륙으로 또 다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1월 수입차 누적 판매량 순위는 BMW 6만7250대, 메르세데스-벤츠 5만9561대, 테슬라 2만8498대, 볼보 1만3603대, 렉서스 1만2849대 순이었다.

 

이달 집계분이 남았지만 왕좌는 BMW의 차지가 기정사실이다. 여기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테슬라가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올해에만 지난해(1만6461대)의 2배에 가까운 3만1000대가량의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17년 국내 진출 이래 최대 실적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고급차로 통하는 독일차 브랜드 간 각축장으로 불렸다. 테슬라의 등장과 함께 기존 내연기관보다 전기차로의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테슬라가 3강 구도를 형성하는 체제로 재편됐다.

 

테슬라의 효자 종목은 모델Y였다. 모델Y는 올해 1∼11월 1만7671대를 팔아 벤츠 E클래스(2만2021대), BMW 5시리즈(1만8947대)에 이어 베스트셀링 모델 3위에까지 올랐다. 가장 많이 팔린 차 4위도 테슬라 모델3로 1만319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순수전기차(BEV) 업체인 테슬라의 국내 선전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100년 이상의 전통과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하던 기존 자동차업계에서는 신생업체나 다름없던 테슬라가 수입차 시장에서는 고급차를 선호하는 한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것이기 때문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 전환에 성공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고가 판매 정책 유지 등으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럭셔리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성공 비결로 꼽힌다. 여기에 자율주행 등 다른 자동차 업체들이 가지지 못한 혁신 기술마저 보유하고 있다는 점 역시 경쟁 요소다. 

 

이런 가운데 내년 국내 수입차 시장에 ‘제2의 테슬라’가 등장할 것이란 예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내년 중국 전기차 전문업체인 BYD가 국내 진출을 공식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BYD 역시 전기차로 이미 국내 버스와 상용차 등에서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가성비도 좋은 데다 기술력 역시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BYD가 내년에 승용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테슬라 등 기존 업체들과의 진검승부에 나선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국내에서 7년 만에 넘버3로 자리 잡은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며 “전기차의 대중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걸 잘 보여주고 있는데 앞으로 글로벌 전기차업체들이 연이어 국내 진출을 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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