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테마주의 세계] 투전판 된 韓증시…또 개미지옥 열리나

-정치인 학연·지연 따라 급등락…과거 10배↑종목도
-기업가치 상관없이 과열양상…테마소멸 폭락 주의

게티이미지뱅크

대통령 선거 때마다 유력 후보와의 관계를 명분으로 내세운 정치 테마주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오는 6월 3일 대선을 앞둔 현재도 특정 정치인과 관련성이 있다면 테마주로 묶여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30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정치 테마주에 대한 특징과 유의점에 대해 짚어보고, 해외와 다른 점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정치 테마주는 테마주의 일종으로 정치인의 정책이나 인맥 등에 의해 등락하는 종목을 일컫는다. 대개는 정치인의 학연·지연 등 단순 인적 관계에 기반을 두거나 합리적인 근거 없이 테마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 투자 위험성이 높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는 정치 테마주의 급등락이 거세진다.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 정치적 이벤트 등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을 보인 과거 사례가 5년 마다 반복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근거 없이 테마주로 묶여 투자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테마주로 지목된 NE능률의 경우, 회장이 윤 전 대통령과 같은 파평 윤씨라는 이유로 주가가 10배 이상 급등했다. 현재는 10분의 1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후보 시절 때도 DSR, DSR제강이 테마주로 꼽혔다. 해당 기업의 대표가 문 전 대통령과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고 MBA 과정을 같이 마쳤다는 이유로 DSR 주가는 대선 전후 5배 이상 뛰며 변동성을 보였다. 

 

이처럼 기업의 가치와 상관없이 주가가 큰 폭의 등락을 보여 과열 양상도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정치 테마주로 분류된 기업들의 자산 규모나 매출액은 시장 평균가격보다 작지만 높은 변동성을 보인다. 이재명 테마주로 거론되는 상지건설은 이달 약 보름 동안 2영업일을 제외하고 모두 상한가를 기록했고, 대선 출마 가능성이 커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테마주인 아스크림에듀, 시공테크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해외도 대선 시기에 정치 테마주가 나타나는 모습을 보이지만 우리나라처럼 뚜렷한 현상은 보이지 않고, 민간 출신의 공직자 임명이 관련 기업 주가에 영향을 주는 특징이 있다. 

 

미국은 정치인과의 정책적으로 직접적인 연관성이 뚜렷하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임명된 일론 머스크다.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고 행정부에 합류할 것이라는 뉴스가 나오자 그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테슬라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또 친가상자산 정책을 내세웠던 트럼프 공약에 세계 기업 중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주가 역시 지난해에만 500% 이상 상승했다. 

 

금융당국은 변동성이 높은 테마주에 대한 투자 유의를 거듭 당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이상징후를 보이는 정치 테마주에 대해 정밀분석을 하고, 불공정거래 정황 발견 시 즉각 조사에 착수하고 무관용으로 엄중하게 조치한다고 강조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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