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삼성생명 노조갈등…경영 안정화 숙제

삼성생명이 업황 부진 속에서도 홍원학 사장 체제 아래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순한 외형 확장을 넘어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조직 개편과 시니어 사업 등 질적 성장에 집중하며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새롭게 부각된 노조와의 갈등은 내부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는 만큼, 향후 경영 안정화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3028억원으로 전년(2조1070억원) 대비 9.3% 증가했다. 보험 본연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보험 손익의 경우 무려 79.8% 급증한 9750억원을 기록했다. 

 

미래 수익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성장세도 뚜렷하다. 지난해 말 총 CSM은 13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00억원 늘었다. 특히 신계약 CSM중 수익성이 높은 건강보험 비중이 75%를 차지하며 양질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재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역시 우상향이다. 지난 1분기 177%였던 킥스 비율은 지난해 말 198%까지 상승하며 탄탄한 자본력을 입증했다.

 

이 같은 질적 성장의 배경에는 홍 사장의 전략적 리더십이 자리 잡고 있다. 1990년 삼성생명 입사 후 인사·전략·영업 요직을 섭렵한 홍 사장은 삼성화재 사장 시절 장기보험 부문에서 탁월한 경영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홍 사장의 안정적인 관리 역량이 현재 삼성생명의 건강보험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이어지며 강력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단순 외형 확장을 넘어 AI, 시니어 시장 등 미래 경쟁력 확보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삼성생명은 기존 AI센터를 AI기획팀·AI혁신팀·AI추진팀의 3개 팀 으로 확대했다. 앞서 디지털추진팀 산하에 있던 AI센터는 별도 조직으로 분리하고 사장 직속으로 편제를 바꾸기도 했다. 신성장 동력인 시니어 시장 선점에도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8월 100억원을 출자해 삼성노블라이프를 설립,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다만 가파른 성장세 이면에서 불거진 노사 갈등은 향후 경영 행보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현재 삼성생명노동조합은 사측이 노조 간 차별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조정 신청을 한 상태다. 

 

노조는 사측이 일반직군 구성 노조와 달리 보험설계사 노조에 근로시간면제한도 지급을 거부한다고 비판했다. 삼성생명보험노조는 조합원수에 맞는 타임오프를 보장받는 반면 삼성생명노조는 4000시간을 받는 등 노조별 격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사측이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수수료 체계를 일방적으로 조정하는 등 단체협약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생명노조 관계자는 “타임오프의 경우 법적으로 명확히 정해진 것이 없어서 해소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현재 홍 사장이 1노조와 달리 2노조와는 만남 자리를 가지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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