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재원 슈프리마 대표이사

 

출입문 앞에 서면 빠른 속도로 얼굴이 스캔되고, 전자단말기에 지문을 갖다대면 자동으로 근퇴 프로세스가 작동하는 것은 이미 007영화가 아닌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만들어는 지문인식 솔루션 기업 슈프리마는 국내 지문인식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통한다.

매년 3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올리는 이 중소기업은 높은 기술력과 세계 110개국 1000여개 업체에 이르는 파트너십을 구축, 탄탄한 사업구조를 갖추고 임직원 중 절반 이상이 R&D에 일할 만큼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21일 경기도 분당에 자리잡은 사무실에서 만난 슈프리마의 이재원 사장(45·사진)은 수많은 벤처들의 명멸 속에서 지문인식 시장의 1인자가 될 수 있었던 대해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 벤처버블과 함께 지문인식 사업에 뛰어들었던 청년 사업가, 이 사장은 다른 벤처들과는 달리 내실을 다지는 데 힘썼다고 한다. 대기업에 제품을 납품하기보다, 전세계 수출을 통해 사업을 키워가다 보니 많은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장은 "이같은 기다림의 시간을 거쳤기에 슈프리마가 전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슈프리마는 현재 아시아 28%, 미국 5%, 유럽 37%, 중남미 13%, 아프리카 및 중동 17% 등 다변화된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을 적극 개척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명성을 쌓고 있으며, 최근 터키와 이스탄불에 출입/근태 단말기를, 카메룬과 가봉에 지문 라이브스캐너 수주를 성공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그는 "미국 시장 진출이 다소 저조하지만, 올해 미국 대형 보안 유통회사인 ADI와 공급계약을 맺은 만큼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슈프리마의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5억원, 3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8.8%, 62.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39억원으로 50% 늘었다.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 측이 제시하는 올해 매출액은 550억원. 업계에서는 슈프리마의 내년 매출액을 700억원 이상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사장은 "미국 생체보안 기업인 크로스매치가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이 지난해 11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로부터 승소 판결을 받으며 해결된 만큼, 미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100억대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슈프리마는 크로스 매치와의 소송으로 지난 2010년 20억원, 2011년 48억원의 변호사 비용을 들였다.

이 사장은 "워낙 수업료를 호되게 지불하면서 특허에 대한 중요성을 알게 됐다"며 "회사가 한단계 더 성장한 계기가 됐다"고 판단했다.

그는 "지문인식 시장은 진입하기는 쉬워도 성공하기는 어려운 시장"이라며 "10년 이상의 업력을 통해 슈프리마는 압도적인 기술력과 상품 기획능력 우수한 수익구조를 가질 수 있게 됐고, 이제는 '우리 자신과의 싸움'을 해나갈 때"라고 말했다.

향후 비전에 대해 이 사장은 "슈프리마는 기술적으로 지금 가지고 있는 기술과 제품에 대한 완성도를 더욱 높여야 할 때"라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보다는 빈 곳을 채워나가며 생체인식 분야에 대한 리딩컴퍼니가 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즘 직원들에게 '후대에 물려줄 자랑스러운 기업을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슈프리마는 앞으로 외롭고 힘든 싸움을 이어가야한다고 생각해요. 한 우물을 깊게 파서 다음 세대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는 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영은 세계파이낸스 기자 eun614@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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