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서부터 시작된 다양한 예술인들의 노력은 점점 지방으로 확산 되어 이제는 전시의 종류와 형태 또한 다양해지면서 예술이란 멀리 있는 어려운 개념적인 존재가 아닌 생활 속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친근한 것이 됐다.
하지만 아직 예술이 지역사회에 완전히 자리잡지 못한 곳도 존재한다. 서울의 서남권에 위치한 구로는 1960년대에서 70년대 사이 수출산업공단으로 조성되면서 한국 경제를 발전시킨 중요 공간이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첨단 산업으로 산업구조가 바뀌자 현재는 디지털단지가 자리잡고 있다. 과거와 현재의 산업을 이끌었으며 미래의 산업을 이끌어 갈,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결합되어 특유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구로 지역구에 감성을 더해 지상낙원으로 만들고자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디지털단지 안 옛 공장의 형태를 고스란히 취하고 있는 장소에서 열 한 명의 작가들이 예술혼을 불태우며 왕성한 작업활동을 하고 있다. 올 해로 네 번째를 맞이하는 오픈 스튜디오에서 이 젊은 작가들은 새로운 도전에 임하고자 한다. 시장이라는 퍼블릭 공간을 예술이 꽃피는 공장으로 들여오는 것이다.
사실 가리봉시장은 디지털도시로 탈바꿈한 구로의 또 다른 이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과거 구로공단 시절 호황을 누린 지역의 대표 시장이었지만 점차 쇠퇴한지 오래, 이제는 상인회를 중심으로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자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 흐름에 맞추어 토카예술공장의 입주 작가들이 직접 디자인한 시장 안내 지도를 간판으로 제작해 이 곳에 예술적 감성을 더해 왔다. 작가들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가리봉시장의 안내 지도가 시장의 입구에 펼쳐지는 것은 기분좋은 콜라보레이션이 될 것이다. 또한 이것은 제4회 토카예술 공장 오픈 스튜디오의 타이틀인 ‘지상낙원, 구로피아’를 개최하면서 예술작품과 지역주민, 작가, 가리봉시장의 상인들 간 소통을 하는 장을 마련하는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기도 하다.
11명의 입주작가 외에도 다양한 매체를 다루는 4명의 초대작가들이 한데 어우러져 옛 공장을 꽉 채우며 일반 관객은 물론 구로에 거주하는 시민이 좀 더 예술작품과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은 물론, 가리봉 시장과의 콜라보 작업을 통해 예술과 지역사회의 화합을 이끄는 가교 역할을 하며 진정한 문화 도시로의 구로구로 거듭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술이 삶 속에 있다는 것이 행복이고 , 예술을 각자의 삶 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지상낙원을 만들어 가는 것, 공장과 시장이 예술과 어우러지는 그 유토피아가 바로 이 곳, 구로에서 만들어질 것이다. 전시기간 10월 15∼17일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