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등산 패트리어트’ 광주FC의 공격수 정조국이 올 시즌 총 20골을 작렬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그는 지난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수원 삼성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38라운드 그룹B(하위스플릿) 시즌 최종전에서 후반 27분 페널티킥 골을 터트리며 팀의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광주FC는 이날 무승부로 승점 47(11승14무13패)을 기록, 8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지난 시즌 말부터 올 시즌 내내 임금체납 문제로 흔들렸던 광주FC가 창단 최다승과 함께 K리그 클래식 잔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정조국의 활약이다.
그에게 2015시즌은 최악의 시간이었다. FC서울 소속으로 총 11경기에 출전해 1골이 전부였다. 2014시즌 안산 경찰청 소속으로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12경기에 출전해 7골을 기록한 후, 시즌 막판 FC서울에 복귀해 기대감을 끌어올렸던 그는 기대와 달리 팬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들은 “아빠는 왜 경기에 안 나와요”라고 물었고, 이는 그를 다시 한 번 도전의 길로 안내했다.
그는 13년을 가슴에 새긴 FC서울을 떠나 경기에 나설 수 있는 팀을 찾기로 결정했다. 때마침 광주FC의 남기일 감독에게 러브콜이 왔고, 그는 당장 짐을 싸서 광주로 내려갔다. 평생을 함께할 것 같았던 FC서울을 떠나 광주FC에 새 둥지를 튼 그는 겨우내 누구보다 많은 땀방울을 흘렸다. 이 모습을 지켜본 남 감독은 지난 3월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올 시즌 득점왕은 정조국의 몫”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고, 이는 현실로 이뤄졌다.
그는 올 시즌 총 31경기에 출전해 20골을 몰아쳤다. 지난 9월 발목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잠시 떠났던 시기를 제외하고, 시즌 내내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했다. 물론 페널티킥 비율이 높지만, 심리적 압박감과 부담감, 그리고 책임감을 이겨내고 만들어낸 최고의 결과였다. 승강제와 스플릿 시스템 도입 이후 누구도 기록하지 못했던 마의 20호골 고지에 오른 정조국, 그의 진짜 전성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