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밴(VAN)사에 제공하는 수수료 체계 산정방식이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전면 개편될 예정인 가운데 소규모 밴 대리점들의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정부는 더불어민주당과 밴 수수료 부과방식을 기존 결제건별로 동일금액을 부과하는 정액제에서 소액결제일수록 낮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인 정률제로 개선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인하 대상이나 폭 등 세부적인 내용은 이달 확정해 오는 7월부터 전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로 인해 카드사의 수수료 원가 개념인 '밴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들의 부담은 완화되는 반면 밴 대리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영세·중소가맹점을 밴 대리점에서 관리하는데 이들은 결제건당 금액이 1만~2만원인 소액결제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밴 대리점은 밴사를 대신해 영세·중소가맹점을 대상으로 가맹점을 모집하는 역할을 비롯해 전표 확인 및 카드사 결제 대행 역할을 한다. 카드사가 이 대행수수료를 밴사에 지급하면 밴사는 이중 일부를 밴 대리점에 일정 부분을 떼어주는 구조다. 보통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은 밴사가 직접 관리하고 식당이나 소규모 슈퍼마켓 등은 밴 대리점이 밴사에 밴피를 받고 관리한다.
이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사들은 2015년부터 대부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전환한 상태다. 여기에 업계 1, 2위로 이용고객이 많은 두 카드사까지 정률제로 전환하게 되면 추가적인 수익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밴대리점협회 관계자는 "카드사의 정률제 전환으로 인한 밴 수수료 감소는 상당수 진행된 상태"라면서 "이용자가 많은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까지 정률제로 전환하게 되면 수익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소규모 슈퍼마켓에서 3만원을 결제했을 때 0.7%의 카드수수료율을 정률제로 적용하면 카드수수료는 210원이 된다. 여기서 10%를 밴사에서 가져가면 건당 밴피는 21원에 그친다. 기존 정액제에서는 60~70원 수준의 수수료 이익을 챙길 수 있었다.
여기에 지속적으로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면서 수익성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카드사들이 비용감축에 나서면서 밴 대리점들은 더욱 궁지에 몰렸다.
특히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 밴사와의 전표매입 거래를 점차 줄이고 IT업체와 제휴해 직거래로 전환한다고 밝히면서 밴 협회가 이를 중단해달라는 공문을 지속적으로 보내는 등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신한카드는 '데이터 캡쳐' 기술을 이용한 전표 매입 직거래를 6만개에 달하는 가맹점과 시범운영중인 상태다. 밴 대리점 입장에선 건당 16~20원 정도 받던 밴피가 사라지는 셈이다.
밴대리점협회 관계자는 "이미 영세가맹점은 수수료 적자를 보고 있는데 이 폭이 점차 커질 것"이라면서 "지난해 1/3 가량의 인력 구조조정에 이어 올해 업황이 나빠지면서 새로 인력을 충원하기도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