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원브랜드숍' 고사위기 속 생존 몸부림

에뛰드·이니스프리등 매출 감소 뚜렷…스킨푸드 법정관리 신청
편집샵· H&B스토어 확대에 홈쇼핑 진출·콜라보 등 돌파구 모색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유은정 기자] 한 점포에서 한 가지 화장품 브랜드만 취급하는  더페이스샵, 에이블씨엔씨, 에뛰드, 이니스프리, 네이처리퍼블릭 등 원브랜드샵이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러 브랜드 제품을 취급하는 멀티숍 형태의 유통 채널이 떠오르고 있는데다 브랜드샵의 주요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2017년 원브랜드샵 상위 5사의 합산 매출은 1조9624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1293억원을 기록했다.
실제로 에뛰드는 올해 1분기 로드숍과 면세점 모두 매출이 줄어들면서 적자 폭이 커졌다. 매출은 전년 대비 23% 줄어든 501억원을 기록했다.

이니스프리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5% 감소한 1546억원, 영업이익은 36% 하락한 211억원을 나타냈다.

미샤, 어퓨 등을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의 1분기 매출은 915억원, 영업손실은 23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스킨푸드는 매출 감소 등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바 있다.

이처럼 원브랜드숍의 실적이 떨어진 배경에는 화장품 업계의 소비 트렌드가 바뀐 것과 관련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우선 최근 몇 년 전부터 여러 브랜드를 한 데 모아 판매하는 편집샵과 H&B스토어 유통채널을 선호하는 고객이 늘면서 원브랜드숍의 매출이 줄어들었다. 반면 2010년 2000억원대에 그쳤던 H&B스토어 시장 규모는 2017년 1조7000억원까지 성장했다.

유민선 교보증권 연구원은 "소비자 구매 패턴 변화에 따른 온라인, H&B스토어 채널의 고성장은 화장품 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춰 수많은 중소형 브랜드들의 탄생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중국인 관광객을 주요 고객으로 삼던 원브랜드숍이 중국발 사드 등의 여파로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영현 SK증권 연구원은 "원브랜드샵의 부진은 외국인 관광객의 감소와 더불어 멀티숍 채널의 비중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며 "이러한 현상은 비단 국내만의 현상이 아닌데, 원브랜드샵 위주 판매 정책이 매출 부진 장기화로 이어지면서 2017년 로레알은 결국 회사를 브라질의 화장품 기업 내츄 라코스메틱스에 약 10억 유로에 매각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어려움 속에서 원브랜드숍들은 생존을 위한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원브랜드숍 관계자는 "다른 화장품 브랜드처럼 원브랜드숍도 홈쇼핑 채널에 진출하거나 편집숍에 입점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이 외에도 콜라보레이션을 하거나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새로운 멤버십 제도를 도입하는 등 원브랜드숍은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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