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비즈=이경하 기자] 많은 사람이 TV 속 맛집을 찾고 유명인의 레시피를 따라 요리한다. TV를 비롯한 매체에서 ‘먹방’은 대세가 된 지 오래다. 이처럼 다양한 음식을 푸짐하게 즐기지만 정작 음식 섭취 후 소화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은 적다. 이로 인해 위협받고 있는 것은 ‘위 건강’이다.
한국은 WHO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위가 안 좋은 국가’ 1위로 꼽혔다. OECD 가입국 중 위암 발병률 1위라는 불명예도 안고 있다. 더욱 심각한 사실은 전 세계적인 위 관련 질병 감소세에도 유독 우리나라만 위 질환 환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바로 한국인이 즐기는 맵고 짠 음식 위주의 식습관 때문이다. 나아가 야식과 폭식, 과도한 음주, 흡연 등 나쁜 생활 습관 역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런 습관이 정상적인 위 기능을 방해할 뿐 아니라 위 건강을 좌우하는 ‘위 점막’을 손상시켜 위 건강 악화를 부추긴다고 경고한다.
소화에 있어 장(腸)만큼이나 중요한 기관이 바로 위(胃)다. 위는 생존을 위한 첫 번째 관문으로 식도로 들어온 음식물을 위액 분비로 잘게 부수는 역할을 한다. 위 내벽은 점막층, 점막하층, 장막하층, 장막층으로 나뉘는데 위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점막층에서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위 점막은 위 전체의 건강을 알리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위염, 위궤양 등 대표적인 위 질환 원인 역시 ‘위 점막의 손상’이다. 특히 위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위염은 ‘위장의 감기’라 불릴 만큼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10명 중 1명은 위염을 앓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위 점막이 얇아져 발생하는 위축성 위염, 세포 돌연변이 현상으로 위 점막이 장 점막처럼 변하는 장상피화생은 사망을 부르는 위암의 원인이 된다.
위 점막 보호를 위해서는 식습관 조절, 헬리코박터균 관리 등이 필수적이다. 이와 더불어 꼭 지켜야 할 요소가 바로 ‘프로스타글란딘’ 활성화다. 프로스타글란딘은 위산으로부터 위를 보호하고, 위 점막 생성과 재생에 관여하는 호르몬이다.
위 건강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이 프로스타글란딘의 활성화를 돕는 식물 ‘금은화’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인동덩굴의 꽃봉오리 또는 막 피기 시작한 꽃인 금은화는 1년 중 6~7월에만 개화하는 식물로 개화 직전의 꽃봉오리 시기에 영양소 함량이 최고치에 달한다고 전해진다. 금은화는 ‘동의보감’, ‘승정원일기’ 등 고전 자료에도 기록된 유서 깊은 약용식물이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위 건강에 도움을 주는 개별인정형 원료로 금은화추출물(인동덩굴꽃봉오리추출물)을 인정한 바 있다. 금은화에 포함된 성분이 위 점막을 보호해 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금은화의 주요 성분인 ‘클로로겐산’은 위염, 위궤양 증상 완화를 돕는다. 실제로 위궤양 유발 쥐에게 금은화추출물을 8일간 경구투여한 결과 위 점막 보호에 중요한 프로스타글란딘이 증가한 사실이 확인됐다(Journal of Medicinal Food).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금은화의 위 건강 개선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19세 이상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위장관 증상평가 척도(GSRS)를 시험한 결과 금은화추출물 섭취군에서 평가 항목 15개 중 복부팽만, 구토, 복통, 산 역류를 비롯한 13개 항목의 개선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금은화에는 메틸카페이트, 루테올린, 퀘르세틴, 세콕시로가닌 등 다양한 핵심유효성분이 존재한다. 때문에 위 건강 외에도 인체에 다양한 도움을 주는데, 그중 주목할 것이 항암 효과다. 금은화에 풍부한 메틸카페이트는 간, 폐, 자궁경부를 비롯한 전신의 암세포 성장을 억제할 뿐 아니라 세포 손상 보호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은화 속 루테올린 성분은 천식을 유발하는 케모카인 분비를 억제하고 폐 염증세포로부터 폐를 보호할 뿐 아니라 폐 손상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금은화의 비만, 아토피, 장 건강 효과도 연구를 통해 밝혀지면서 금은화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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