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성 성공한 금융인들, 치열한 정책 대결 예고

증권거래세 폐지·금산분리 완화 기대

그래픽=권소화 기자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제21대 국회에는 과거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인사나 관료 및 교수로 활동했던 다양한 금융전문가들이 다수 참여해 이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들은 주요 금융현안을 두고 정무위원회나 기획재정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치열한 정책대결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세종시갑에서 첫 금배지를 달았다. 홍 당선인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미래경제전문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홍 당선인은 1980년 대우증권에 입사한 후 투자분석부, 리서치센터, 홀세일사업본부를 거친 후 미래설계연구소장을 지낸 인물이다. 2014년엔 KDB대우증권 사장, 2016년엔 미래에셋대우 사장을 역임했다. 

 

여당이 증권거래세를 점진적으로 폐지하기로 공약한 만큼 홍 당선인은 해당 분야에서 자신의 전문성을 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홍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 경제대변인과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세종의 행정수도 완성을 마무리짓고 미래형 자족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첨단산업을 세종시에 유치하겠다는 것도 홍 당선인의 주요 공약 중 하나다. 

 

같은 당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대표는 경기 고양정에 당선됐다. 이 당선인은 '금융·IT전문가'임을 내세워 '부동산 전문가'를 자처한 김현아 미래통합당 후보를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그는 지난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시장에 조기 안착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당선인은 지난해 카카오뱅크 스톡옵션 52만주를 포기하고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현재 당 내에선 규제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당선인은 "일산서구를 수도권 서북부지역의 경제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고양시에 영상·바이오·헬스케어 등 4차산업 관련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각오다. 

 

윤창현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은 과거 한국금융연구원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으로 활동한 금융 전문가다.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경제학자로 꼽힌다.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로 활동하면서 SK네트웍스, 삼성물산에서 사외이사 경험도 쌓았다. 

 

윤 당선인은 과도한 규제가 금융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본다. 한 예로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에 '키코(KIKO)사태' 배상을 요구하고 나선 점을 두고선 금융산업의 역할이 소비자보호와 타부문 지원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다고 지적한다. 윤 당선인은 금산분리 원칙에 대해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국회의사당 전경. 연합뉴스

추경호 현 미래통합당 당선자는 대구 달성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추 당선인은 행정고시 29기로 기획재정부 1차관,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후 20대 국회에서 활동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미래통합당 간사를 맡고 있다.

 

그는 지난 20대 국회에서 정부 예산안 편성 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40%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비롯해, 납부할 법인세액이 1000만 원 이하인 소규모 중소기업 및 영세 소상공인에 대해 분할 납부를 허용하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 등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추 당선인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21대 국회에서 예산결산위원회 간사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추 당선인 페이스북을 통해 "민생경제를 되살리고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겠다"고 말했다.

 

금융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췄지만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인사도 적잖다. 박대동 미래통합당 후보는 울산북구에 출마했지만 낙선의 쓴잔을 마셨다. 박 후보는 행정고시 22기로 30여 년간 경제관료를 지낸 ‘경제통‘으로 지난 2008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지냈다.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추천 6순위를 받은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전 대표도 낙선했다. 주 후보는 세계은행에서 컨설턴트로 활동한 이후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에서 임원을 지냈다. 2013년 9월부터 2016년 2월까지 한화투자증권 대표를 역임했다.

 

이 밖에 세계은행(WB)과 아프리카 개발 은행(AfDB)에서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했던 최지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부산 북강서을에서 김도읍 미래통합당 후보에 패배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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