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자산운용사들이 ETF(상장지수펀드)와 TDF(타깃데이트펀드) 시장 경쟁력 강화를 염두에 둔 내년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내년 ETF시장의 성장이 기대되는 가운데 운용업계에선 새로운 CEO 중심으로 조직 정비에 나서고 있다.
1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서봉균 삼성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S&T)부문장을 신임 대표 후보로 추천했다.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 출신 인물을 삼성자산운용 사장으로 선택했다는 것은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대외적인 의지 표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 대표 내정자는 골드만삭스 한국대표를 지내는 등 금융투자업계에서 30여년간 근무한 운용 전문가다. 심종극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임기가 1년 남은 상태지만 세대 교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창훈 부회장과 이병성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새로운 투톱 체제를 구축했다. 젊은 피 1977년생 김남기 ETF 운용부문 대표를 전무로 승진시키며 ETF 부문에 힘을 실어줬다. 내년에는 삼성을 잡고 1위로 올라서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삼성자산운용에서 ETF를 전담하던 배재규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기로 했다. 배 신임 대표는 ETF를 2000년대 초 국내에 처음 선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7월 5년 만에 운용업계 베테랑으로 통하는 한두희 대표를 새 사령탑으로 맞이했다. 후발주자로 출사표를 던진 액티브 ETF,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등 신성장동력의 기틀을 다진 덕분에 10월말 운용자산(AUM) 기준으로 업계 3위 자리를 탈환하기도 했다.
KB자산운용은 올해 이현승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바꾼 이후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만 경쟁사들의 CEO 교체 바람에 자리를 지켜낼지 주목된다.
업계에선 운용사들이 잇따라 수장을 교체하면서 ETF와 TDF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ETF의 순자산가치 총액은 69조6718억원(지난달 말 기준)으로 2년 만에 50%가량 성장하며 7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운용사별로는 삼성(42.7%), 미래(34.9%), KB(8%), 한투신(5.1%), NH아문디(3.1%), 키움운용(2.8%) 순이다.
TDF시장은 현재 순자산 규모 1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선점하고 있으며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이 뒤를 이어가고 있다.
주윤신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2차전지, 메타버스 등 특정 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테마형 ETF들이 출시되면서 상품 구성이 다양해졌다”며 “ETF와 함께 TDF시장을 누가 선도하느냐가 최근 운용사들의 현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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