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주요 금융회사들이 네이버, 카카오 등 이른바 ‘빅테크(대형 IT기업)’와 업무협업 범위를 넓히고 있어 주목된다. 이 같은 전략엔 빅테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익숙한 소비자를 붙잡아 두기 위한 목적뿐만 아니라 디지털 금융 확대, 종합생활플랫폼으로 전환 등의 목적이 담겨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은행들은 빅테크들과 금융상품 공동개발, 디지털혁신 추진 등 전략적 협업을 펼치고 있다. 그간 은행들은 소비자에 대한 빅테크의 영향력 확대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빅테크가 ‘사실상’ 금융업을 영위하면서도 낮은 수준의 규제를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당국이 추진한 빅테크 중심의 대환대출 플랫폼에 대해서 은행권이 일제히 반발한 점도 비슷한 사례다. 하지만 은행들은 스스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소비자 확보, 디지털 혁신 등의 목적 달성을 위해 빅테크와 손을 잡았다.
신한은행은 지난 16일 NHN페이코와 손잡고 MZ세대 소비자를 위한 신(新)서비스 발굴 및 생활금융플랫폼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서비스 융합 및 제휴 신사업 추진 ▲온·오프라인 공동 마케팅 협력 ▲디지털 혁신 및 고객 가치 업그레이드를 위한 협업 등을 함께 추진키로 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NHN페이코와 함께 은행권 최초로 ‘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를 개발해 젊은층 소비자를 대상으로 혁신적 금융결제를 선보일 계획이다. 양사는 페이코의 MZ세대 고객 및 제휴 가맹점주를 위한 특화 금융상품을 함께 개발하고 페이코 플랫폼에서 신한은행 사업자대출과 전세대출 한도 조회를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 네이버파이낸셜과 손잡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대출’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네이버 대표 온라인 판매채널인 ‘스마트스토어’에서 6개월 이상 사업을 영위한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상품이다. 네이버 앱에서 대출한도와 금리 확인 등 대출신청에서부터 ‘우리원(WON)뱅킹 기업’을 통한 계좌개설을 포함한 대출 약정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하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9월 네이버와 ‘소상공인 온라인 진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소상공인 대상 정책자금 안내 ▲절세 노하우 ▲온라인 스토어 운영관리 온라인 강의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상품도 개발하기로 했다. 온라인 스토어에서 사업을 영위 중인 소상공인 중 미래성장성이 유망한 온라인사업에게 저리로 대출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신용카드사들은 빅테크 기업의 간편결제 혜택을 제공하는 제휴 신용카드를 출시하고 나섰다. 간편결제 시장에서 자사 이용자를 확보함과 동시에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와 같은 빅테크가 제공하는 간편결제 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다. 한 예로 신한카드가 지난달 내놓은 간편결제 특화카드 ‘샵페이 신한카드(#Pay 신한카드)’는 자사 신한페이를 비롯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빅테크의 간편결제 이용금액에 대해 최대 5%까지 마이신한포인트 적립을 제공한다.
김지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빅테크는 이미 편의성을 중시하는 MZ세대 중심의 중요 금융거래기관으로 안착하고 있다”며 “은행들로선 자체 플랫폼을 강화하면서 빅테크와의 마케팅 협업을 지속하는 한편, 서비스형뱅킹(BaaS) 등을 이용한 협력형 신규 수익모델을 구축하는 등 빅테크와의 경쟁과 상생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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