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희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늘어난 온라인 장보기 수요를 잡기 위해 유통업계가 배송 속도 경쟁에 한창이다. 오늘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까지 배달해주는 ‘새벽배송’으로도 부족해, 1시간 내외로 주문 상품이 도착하는 ‘퀵커머스(Quick Commerce)’ 서비스가 확대되는 추세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B마트’나 ‘쿠팡이츠’ 등 온라인 기업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퀵커머스가 점차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등 오프라인 기업들로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은 새벽배송에서 한 발 나아가 신선식품 2시간 이내 배송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확대한다. 신속한 배송을 위해 전국의 대형 롯데마트를 중소형 물류센터처럼 활용하는데, 21개 점포를 시작으로 올해 50개 점포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도 전국의 이마트 140개 매장 중 110개를 PP(Picking & Packing)센터로 활용, 자체 당일 배송인 ‘쓱배송’ 물량 늘리기에 돌입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는 직접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전기트럭을 활용해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이동형 전기트럭에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를 더해 신선식품을 10~30분 내로 배송한다. 오토바이 등 이륜차를 이용한 배달 서비스와 달리 냉장·냉동 보관 중인 상품을 고객의 집 앞에서 곧바로 전달할 수 있어 신선도 유지가 용이하고, 특히 아이스팩과 포장재 사용량도 줄일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편의점 업계도 관련 투자를 확대하며 퀵커머스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CU를 운영 중인 BGF리테일은 현재 요기요, 위메프오, 페이코 오더, 네이버 스마트 주문, 카카오 주문하기, 배달특급, 오윈 차량 픽업 등 총 7개 채널과 제휴를 맺고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원활한 라이더 매칭을 위해 배달대행 서비스 업체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국내 3대 배달 대행업체인 메쉬코리아, 생각대로, 바로고와 손잡고 서울 및 경기도는 물론 강원·전라·충청 등 전국 각지에서 CU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S홈쇼핑과 합병한 GS리테일은 퀵커머스 확대를 위해 배달 앱 2위 요기요와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지분을 인수하고, 전국 1만6000개에 달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21일 LG AI연구원과 손잡고 퀵커머스 분야 AI(인공지능) 서비스 개발 협력에 나섰다. 양사는 ▲이커머스 고객 접점 영역 ▲GS25·GS샵·GS더프레시·GS프레시몰 등 통합 GS리테일 고객 경험 제고를 위한 영역 ▲펫·퀵커머스 분야의 새로운 AI 모델 개발 영역 등에 대한 분석 및 새로운 AI 서비스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이렇듯 유통업계가 빠른 배송 관련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되면서 비대면 쇼핑이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퀵커머스 도입 초창기에만 해도 소비자들이 굳이 가까운 슈퍼나 편의점 상품을 배달비를 내고 주문할것인 지 회의적인 시선이 많으나, 코로나19 여파와 1인 가구 증가, 배달문화 저변화 등이 겹치면서 고객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
실제로 GS리테일이 공개한 GS더프레시(구 GS수퍼마켓) 퀵커머스 ‘우동마트’의 지난해 10월 하루 평균 매출액은 서비스를 개시한 6월 대비 269% 성장했다. 지난 9월과 비교해서는 13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BGF리테일 역시 CU의 배달 서비스 이용 실적 분석 결과 지난해 11월 29~30일 이용 건수가 전년 대비 2.5배 성장했으며, 11월 한 달 전체 신장률은 무려 197.7%에 달했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전체 규모는 161조원인데 비해, 현재 퀵커머스 거래액은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아직 그 비중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오는 2025년까지 5조원 이상 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관련 투자 확대는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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