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초 다투는 뇌혈관치료, 빠른 판단 및 대응 필수

[정희원 기자] ‘뇌’는 인체의 신비가 모두 집약된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존과 활동에 필요한 신체 기능을 주관하는 부위인 만큼, 여전히 인류가 알지 못하는 비밀이 많다. 뇌에 발생하는 질환 역시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는 분야다.

 

뇌 질환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지만 고령의 인구가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뇌경색, 뇌출혈과 같은 뇌혈관 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이러한 뇌혈관 질환은 순식간에 생명을 앗아갈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뇌혈관 질환은 크게 허혈성과 출혈성으로 구분한다. 허혈성 뇌혈관 질환의 대표로는 뇌경색을, 출혈성 뇌혈관 질환의 대표로는 뇌출혈을 들 수 있다. 뇌경색은 색전이나 혈전 등으로 인해 뇌혈관이 막히며 뇌로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뇌세포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동맥경화 등이 있는 경우에 뇌경색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구민우 시화병원 뇌혈관센터장에 따르면 뇌경색은 혈관의 폐색 정도에 따라 진행 속도가 달라지며 혈류가 공급되지 못하는 뇌 부위에 따라 매우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편측마비나 안면마비, 감각 이상, 발음이 어눌해지는 현상, 시야 장애, 의식 소실, 실인증, 실어증 등이 있다.

 

구 센터장은 “뇌출혈은 뇌혈관이 파손되면서 출혈이 일어나 뇌세포가 손상되는 것으로 약 75%가 고혈압으로 인해 발생한다”며 “당뇨, 고지혈증을 함께 앓고 있다면 뇌출혈의 발병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뇌출혈의 대표적인 증상은 두통화 현기증, 마비, 발작, 구토 등이다. 머리가 터질 듯 심한 두통이 발생하며 의식장애 등이 나타난다면 심한 뇌출혈일 가능성이 높다.

 

구민우 센터장은 “이들 질환은 발생 직후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환자의 생명과 이후 삶의 질이 송두리째 달라질 정도로 긴급을 요하는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한 번 손상된 뇌세포를 다시 살리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환자의 생명을 지키더라도 여러 장애가 고스란히 남아 환자를 고통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여 진단,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구 센터장에 따르면 실제로 30대 직장인 A씨는 두통을 호소해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안타깝게도 빠른 대처가 불가능해 본원 뇌혈관 센터로 전원하게 됐다. 다행히 뇌혈관센터에서 응급 뇌혈관 조영술을 신속하게 진행하여 뇌의 좌우 혈관이 만나는 전교토동맥에서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한 것을 발견했으며 즉시 코일색전술을 시행, 출혈을 막아 순조롭게 회복할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구민우 센터장은 “뇌혈관 질환은 연령을 떠나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으며, 발생 직후 빠른 대응만이 환자를 살리는 길”이라며 “지역 사회 내에서 중증 및 응급 뇌혈관질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여건과 장비, 의료진을 갖춘 병원을 미리 알아둔다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신속하게 환자를 이송하여 환자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hap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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