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에 UAM(도심항공교통)이 다니고 수상 산책로와 보행교에서 걷거나 곤돌라를 타고 풍광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2.0 버전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앞으로 한강변을 더 적극적으로 개발·활용할 방침을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9일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지난 2007년의 한강르네상스 사업이 내세운 ‘회복과 창조’의 철학을 이어받으면서도 그동안의 사회 변화를 고려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해당 사업의 비전을 ‘함께 누리는 더 위대한 한강’으로 삼고 향후 55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먼저 한강의 적극적인 활용을 위해 도시계획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다. 한강변 핵심 거점인 용산국제업무지구 등에 ‘도시혁신구역’을 적용하고 높이 제한 등 규제를 최소화한다. 이 도시혁신구역은 도시·건축의 용도 제한을 두지 않고 용적률과 건폐율도 시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시는 또 한강변 대규모 도시계획시설이 복합활용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잠실운동장은 K-콘텐츠와 전시 개최 등 미래전략산업 중심의 글로벌 마이스(MICE) 허브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민간 사업자와 협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말 착공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여의도 금융중심지는 용도지역 상향 및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높이규제는 완화할 방침이다.
한강변 주거지의 도시정비사업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한강변 주거지에 특화 디자인을 적용해 리듬감 있는 경관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약 90여개 아파트 단지가 향후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시내 주거용 건축물에 대한 규제도 완화된다. 35층 이하 높이 규제를 해제한 데 이어 한강변 아파트(주동) 15층 높이 제한도 폐지된다. 또 아파트 단지와 한강을 보행 동선으로 연결하고 단지 저층부에는 복합용도시설을 짓도록 유도한다.
한강 접근성 강화를 위해 한강변에서 추진되는 민간 개발사업은 한강변 입체 보행교 설치를 원칙으로 인허가하고 다양한 대규모 문화시설도 한강변에 들어설 예정이다. 여의도공원에는 제2세종문화회관, 여의도 시범아파트 전면에는 서울문화마당이 생긴다.
권역별 수상활동 거점으로 일종의 항만시설인 마리나(marina)도 조성한다. 먼저 올해 준공 예정인 난지한강공원 인근 서울수상레포츠센터와 기존 여의선착장을 마리나로 활용하고 오는 2025년에는 잠실과 이촌 마리나 건립 공사를 시작한다.
한강을 미래 교통거점으로 삼는 계획도 포함됐다. 서울시는 한강을 UAM(도심항공교통)·곤돌라 등과도 연계할 방침이라며 UAM을 활용한 한강 관광상품은 연내 추진전략을 마련해 내년 운행테스트를 거친 후 2025년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곤돌라는 강남·북 간 대중교통 연결이 필요한 주요 거점과 관광 명소에 설치하는 안을 검토한다.
시는 전날 조성 계획을 공개한 상암동 대관람차 ‘서울링’ 외에도 한강 곳곳에 조망 명소를 만든다. ‘한강변 야간경관 가이드라인 및 마스터플랜’ 수립을 시작으로 야간경관 특화명소를 발굴하고 한강교량 경관조명도 개선한다. 또 자연형 캠핑장과 사계절 활용할 수 있는 물놀이장도 만든다. 내년부터 잠실을 시작으로 광나루, 잠원, 망원 수영장을 차례로 자연형 물놀이장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한강을 걸어서 감상할 수 있는 수상 산책로도 만들어 진다. 잠수교는 오는 2026년까지 수상 산책을 할 수 있고, 소규모 공연과 영화 감상까지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한다. 선유도, 노들섬, 서울숲에도 보행교가 들어선다.
시는 문화예술행사와 축제도 확대해 한강 전체를 야외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클래식과 소규모 거리 공연도 한강 곳곳에서 이뤄지도록 지원한다. 또 한강을 스포츠의 메카로 알리기 위해 종목별 아마추어 대회를 개최하고 국제수영대회와 트라이애슬론 등 국제스포츠 대회도 유치한다.
한강 배후지역 어디나 걸어서 10분 안에 한강공원으로 갈 수 있도록 2030년까지 나들목 7곳을 신설하거나 증설한다. 먼저 올해 안에 강동구 암사동 선사유적지와 한강변을 잇는 암사초록길을 준공할 예정이다.
강서습지생태공원은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추가 지정하고, 숲과 정원도 꾸준히 늘릴 계획이다. 기존 여의샛강생태체험관은 리모델링한다.
시는 민선 8기 기조인 ‘약자와의 동행’에 따라 노약자도 불편 없이 한강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니버셜디자인’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한강 고유의 유니버셜디자인 모델을 개발해 내년 이후 한강에서 추진되는 모든 사업에 적용할 예정이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