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넓어지고 빨라지는 서울…서울의 미래 주요 프로젝트는

여의도 시범아파트 일대 정비사업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이 더 빨라지고 더 넓어질 준비를 하고 있다. 서울시는 3월에 발표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필두로 수도권광역도시철도(GTX) 도입, 주요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등을 통해 교통 체질을 개선하고 권역별 이동 거리를 줄여 ‘더 빠른’ 서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노후화·난개발로 몸살을 앓는 지역에 빠른 시간 안에 도시정비사업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등을 도입해 넓고 쾌적한 서울이 되도록 힘쓸 방침이다. 

 

 최근 몇년 간 이같은 서울시의 계획들이 발표되자 지역 주민들과 건설∙부동산 업계는 10여년 후에 바뀔 서울의 또 다른 모습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속도에 중점을 둔 교통망 도입 및 정비 계획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좀 더 입체적인 정책보완이 뒤따라야 수도권 과밀화 등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3월 9일 ‘한강르네상스’ 사업이 2.0버전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앞으로 한강변을 더 적극적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특히 한강변의 핵심거점이 될 용산국제업무지구 등에 ‘도시혁신구역’을 적용해 높이 제한 등 규제를 최소화한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용산역 철도 차량사업소와 그 주변지역을 재개발하는 대규모 업무지구로 추정 사업비만 31조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 지역이 도시혁신구역으로 지정되면 도시·건축의 용도 제한을 두지 않고 용적률과 건폐율도 시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한강변 주거단지 예시. 서울시 제공

 한강변에 위치한 잠실과 여의도도 대변화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잠실에는 3만6000석의 돔야구장을 비롯해 K-콘텐츠와 전시 개최가 가능한 글로벌 마이스(MICE) 허브 공간이 들어선다. 여의도는 금융중심지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용도지역 상향과 용적률 인센티브, 높이규제 완화가 적용된다. 또 여의도공원에는 제2세종문화회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 권역별로 향후 변화상을 살펴보면 먼저 서북권(마포·서대문·은평) 변화의 핵심은 ‘교통망 확충’이다.

 

 서북권의 경우 GTX 노선 중 가장 먼저(2024년 상반기) 개통될 GTX-A 노선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GTX-A 노선이 완공되면 서울지하철 3호선에 크게 의존해왔던 이 지역의 강남 접근성이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GTX-A 삼성역 개통이 2028년으로 예정된 것이 변수다. 또 2029년 개통이 확정된 서울 경절천 서부선(새절역∼관악산역)과 달리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안은 표류 중이다. 다만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도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안의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사업진행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 

 

 동북권(노원·도봉·강북·성북) 변화의 두 가지 키워드는 민간 사업자들이 주도하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와 ‘광운대역세권 개발’이다. 동부간선도로는 상습 교통정체와 여름철 집중호우 중랑천 침수 등으로 지하화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은 석관동에서 영도대교 남단에 이르는 10.1km 구간에 왕복 4차로 대심도 터널을 건설하는 공사로 총 사업비는 9874억원이다. 완공 목표는 2028년이다. 

 

동부간선지하화 조감도. 대우건설 제공

 HDC현대산업개발이 개발사업자로 참가하는 광운대역세권 개발은 화물 물류 부지였던 광운대역 인근에 대규모 주상복합단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노원구의 동·서 단절 문제 해결이 특히 기대된다. 이 역시 20208년 준공이 목표다.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과 서남권(영등포·양천·관악) 개발의 핵심은 노후 단지 재건축이다. 강남의 경우 오는 8월 입주를 시작하는 반포동 레미안 원베일리를 비롯한 다양한 하이엔드급 아파트들이 속속 준공을 앞두고 있다. 향후 도시정비사업의 핵심이 될 압구정현대아파트와 은마아파트 등 핵심입지 사업이 어떻게 진행될 지 이목이 집중된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 및 층고 상향 조정 등을 통해 강남 노후 아파트단지에 대한 재건축에 속도를 붙일 계획이다. 

 

 

그레이트 한강 서울 잠수교 개발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남권 개발의 핵심지는 단연 양천구 목동 일대다. 목동의 대단지들은 그동안 재건축 사업에 제동을 걸어왔던 안전진단 문턱을 넘어서며 지역 도시정비사업 추진을 위한 본격적인 발판을 마련했다. 안전진단을 통과한 다수의 목동 단지 재건축 조합들은 신속통합기획 신청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속도에 중점을 둔 도시정비사업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태희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시공사 조기 선정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시공사 선정 시기가 아닌 정비계획부터 공사 발주방식과 계약내용 전반을 아우르는 입체적인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향후 동북아시아의 금융과 문화를 주도할 서울의 상징적이고 통일적인 랜드마크 건설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홍콩을 떠나는 국제금융기관을 서울에 유치한다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최근 서울의 다이나믹한 특수성을 상징할 수 있는 랜드마크 건설도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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