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영유아검진, “귀찮다고 미루지 마세요”

영유아검진은 성장하는 아이들의 발달 정도를 살펴보고 신체 이상이나 질환 등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아이들이 더욱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국민건강보험이 주축이 되어 시행하는 사업이다.

 

영유아검진은 성인이 받는 건강검진과 달리 혈액 검사나 소변 검사 없이 보호자가 작성한 문진표, 발달 검사 평가지, 의사의 진찰 등을 종합해 진행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부모들이 영유아검진을 소홀히 다루고 있다. 실제 국내 영유아검진율은 50%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다. 영유아검진이 아이의 성장 과정을 확인하며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어린이집, 유치원 등의 기관에 서류를 제출하기 위해 마지 못해 형식적으로 받기 일쑤다.

 

미리 문진표 등을 작성하지 않고 있다가 부랴부랴 뒤늦게 병원에서 작성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아이의 발달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하려면 충분히 시간을 들여 미리 답변을 작성해야 한다. 또한 엄마의 추측만으로 답을 하지 말고 실제로 평가 항목을 아이와 함께 수행해 본 후 확인하는 게 도움이 된다.

 

필요한 문진표나 발달 평가지 등은 소아과 등을 통해 받을 수도 있고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아 쓸 수 있다. 최근에는 ‘건강IN’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해 미리 문진표를 사전작성하여 영유아검진 시간을 더욱 단축할 수 있게 되었다.

 

윤서영 천안 앙즈로여성병원 원장에 따르면 영유아검진 항목은 아이의 발달 시기에 따라 그 내용이 달라진다. 윤 원장의 도움말로 영유아 검진의 과정에 대해 알아봤다.

 

윤 원장은 크게 3차에 걸쳐 영유아 검진이 실시된다고 말한다. 그는 “4~6개월에 시행하는 1차 영유아 검진에서는 기본적인 신체 이상과 발달을 체크하고 성기, 항문 이상이나 고관절 탈구 등의 문제를 파악하고 수유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2차 영유아 검진 시기는 9~12개월에 시행한다. 윤 원장은 “2차 영유아 검진에서는 이유식의 진행 상황 등을 상담을 하며 이 시기 아이들은 운동 능력이 빠르게 늘어나기 때문에 뒤집기, 서기 등을 잘 하는지 평가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유 수유를 하는 아이들이 이유식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면 빈혈 등이 생길 수 있어 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18~24개월에 진행하는 3차 영유아 검진은 운동 및 언어발달에 대한 평가가 핵심이다. 발달 이상이 있는 아이라면 이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기 때문에 평소 이상한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3세에 진행하는 영유아 검진에서는 과체중 여부를 확인하고 아이의 시력 검사 등을 진행하게 된다. 최근 국내 소아근시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아이의 시력을 꼼꼼히 확인해 근시가 있다면 신속하게 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윤서영 원장은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자꾸만 다른 아이의 발달 정도와 내 아이의 발달 정도를 비교하게 되고 불안함에 시달리는 부모들이 많아진다”며 “막연한 불안이나 걱정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제 시기에 영유아검진을 꼼꼼하게 받아 객관적으로 아이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