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은 한국 여성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종으로 매년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유방암 환자의 건강보험 진료현황’에 따르면, 국내 유방암 진료인원은 2017년 20만6308명에서 2021년 26만9313명으로 6만3005명(30.5%↑)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6.9%로 나타났다.
인승현 천안 미유외과 원장에 따르면 유방암은 암의 상태에 따라 바로 수술을 진행하거나 수술 전 항암 화학제 요법으로 암의 크기를 줄인 뒤 수술한다. 수술 후에는 미세하게 남아 있는 암세포를 제거하고 재발률을 낮추기 위해 항암 치료도 진행하는데, 유방암의 병기 등에 따라 보통 3~6개월 간 진행하게 된다.

다만 항암 치료는 탈모, 전신쇠약, 구역, 손발부종, 각종 장기 기능저하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아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인 원장에 따르면 게다가 비교적 초기에 해당하는 1~2기 유방암 환자들은 항암 치료를 했을 때 별다른 효과는 없으면서 부작용만 나타나는 상황이 발생하는 일도 있어 치료를 고민하기도 한다.
인승현 원장은 “최근에는 불필요한 항암 치료를 피하기 위해 항암 효과가 낮게 판단되는 유형의 환자들을 미리 분별해 낼 수 있는 ‘온코타입Dx(Oncotype Dx)’ 검사가 시행되고 있다”며 “이 검사는 유방암 환자들의 절제 수술 후 예후를 예측해 항암 치료 필요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것으로, 유방암 조직에서 21개의 다른 유전자의 활성도를 측정 및 분석하여 유방암이 재발할 가능성과 화학요법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를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검사 대상은 유방암을 처음 진단을 받은 초기 유방암 환자 중 림프절 전이 음성 또는 양성(미세전이, 1~3개),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HER2 음성인 환자들이다. 검사 결과 유방암 재발 위험도 수치가 낮게 나온 저위험군은 항암 치료를 피하고 고위험군에 속하는 환자만 항암 치료를 시행하는 방식으로 불필요한 항암화학치료 처방을 줄일 수 있다.
인 원장은 “온코타입Dx 검사는 유방암 환자에게 좀 더 나은, 부담이 적은, 부작용 없는 치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방법으로 항암을 진행할지에 대한 가이드가 되어줄 수 있다”며 “검사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을 고려해 볼 때 국내에서도 앞으로 활용도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다만 온코타입Dx 검사는 검체를 미국 기업으로 보내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결과를 얻기까지 2~3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며 검사 비용이 비싼 게 단점”이라며 “인종에 따라 예후 예측 정확도에 차이가 있다는 연구도 있기 때문에, 검사 결과에 대한 해석과 치료 방법은 주치의와 상담한 뒤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