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동석에 대한 관객의 애정과 ‘범죄도시’ 특유의 액션이 더해지니 적수가 없다. 영화 ‘범죄도시’(이상용 감독)이 천만 관객 돌파를 향해 쾌속 질주중이다.
‘범죄도시3'는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작품. 지난달 31일 개봉해 올해 최고 오프닝 신기록 및 전편을 뛰어넘는 흥행 속도를 보이고 있다. 개봉 3일째 200만, 개봉 4일째 300만, 개봉 5일째 400만, 개봉 6일째 500만, 개봉 7일째 600만, 개봉 11일째 700만, 개봉 14일째 800만, 21일 째 900만 관객을 돌파한 것. 깊어진 극장계 불황을 한판승으로 뒤집어 엎었다. 놀라운 숫자다.
4년 만에 국내 언론과 만난 마동석이다. 먼저 ‘기자들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인터뷰를 자제하고 있다’라는 유튜버의 주장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마동석은 그의 성격대로 시원하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운이 없다고 생각했다. 부상을 달고 살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마동석은 “중학교 때 복싱을 시작해 중고등학교 시절 선수 준비를 했다. 겨울에 아르바이트로 배달 일을 하다 오토바이 사고가 나서 왼쪽 어깨가 부러지면서 고비를 맞았다. 이후 미국 이민을 갔고, 건물 청소 일을 하다가 미끄러져서 어깨가 난간에 끼었다. 이때 수술을 2번 했다”며 “복싱 선수의 꿈이 좌절되고 한국에 와서 배우 활동을 하다가 6m 아래로 추락하면서 반대쪽 어깨와 가슴뼈, 발목이 부러져서 아킬레스건을 다쳤다. 그때부터 재활을 오래 하게 됐다. 지금도 365일 중 300일은 몸이 아프다”라고 먼저 답했다.

그는 “사실 몸이 안좋다는 이야기는 물어보셔서 하는 것이지 개인적인 이야기는 어디 나가서 하진 않는다”며 “계속 영화를 찍고, 해외에 다니며 촬영을 하고, 홍보활동도 못 할 정도로 스케줄이 계속 있다 보니 치료와 회복이 쉽지 않다. 거의 10여 년간 쉬지 못하고 계속해서 일하고 국내와 해외를 오가고 있는데, 공황장애가 와서 비행기를 타는 것도 쉽지 않다”고 고백했다. 그는 “척추가 부러지면서 자율신경에 문제가 생긴 후유증으로 얼마 전까지는 숨이 쉬어지지 않는 증상이 있었다. 촬영할 때도 가끔 증상이 와서 중단해야 할 정도이고, 그래서 인터뷰도 오랫동안 하지 못했다”고 솔직한 상황을 털어놨다.
실제로 이날 마동석은 3층 계단을 오를 때도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인터뷰 초반에도 양해를 구하고 잠깐 일어나서 몸 상태를 가다듬기도. 오랜만에 영화 홍보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겨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피드백을 듣고 싶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런 건강 상태에도 액션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동석은 “정찬성 선수나 김동현 선수한테 부상을 달고 전신마취 수술을 하면서도 왜 계속 이종격투기를 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냥 좋아서 하는 거라고 하더라”며 “저도 그렇다. 제가 좋아하는 일이라서 끝까지 해보려고 하는 거다. 외부에선 미련해 보일 수 있지만 이게 제 직업이고 삶이다”라고 덤덤히 말한다.

‘범죄도시’는 조금이라도 복싱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든 액션 피스들이 얼마나 잘 짜였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는 영화다. 단순히 ‘주먹을 치고, 맞는다’로 표현하기엔 아까운 기술들이 집약됐다.
마동석은 “복싱하는 후배들, 프로챔피언, 관장님들, 국가대표들이 와서 저희 영화 클립을 보여줬다. 액션 장면을 보고 굉장히 흥분을 하고 좋아하더라. 이런 기술을 처음 봤다고 했다. 이 친구들은 복싱이라는 운동을 알려줘서 너무 좋다고 하더라”며 선수들의 반응을 알렸다.
마동석은 이어 “제가 스스로 복싱이라는 운동을 정말 좋아한다. 복싱도 좋은 운동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다. 이전에도
마동석은 배우이면서 제작사 빅펀치픽처스를 이끄는 제작자이기도 하다. 시나리오 작업과 캐스팅, 기획, 각색 등 영화의 모든 부분에 참여한다. ‘범죄도시2’부터 이름을 올렸지만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압꾸정’ 등 앞으로 공개할 작품까지 총 80여 편에 함께 했다.
알려진대로 ‘범죄도시’는 현재 8편까지 제작을 확정했다. 내년에 공개 예정인 4편은 불법 온라인 카지노 이야기를 다뤘다. 얼마전 블라인드 시사(정보 공개 없이 진행되는 시사회)에서 엄청난 호평을 얻어 기대를 모은다. ‘3편보다 재밌다’는 말도 나온다. 5, 6편의 경우 시나리오 작업 중이다.
마동석은 “3편에서 이준혁 배우를 캐스팅한 것처럼 좋은 배우들을 캐스팅 해보려고 한다. 4편에도 이번처럼 악당이 한 명 더 나온다. 김무열과 이동휘다. 디지털 범죄를 그렸다”라고 밝혀 기대감을 더한다.
근황과 향후 계획을 자세히 알고 싶다는 말에 “‘애쉬스’라는 작품이 시나리오 작업 막바지다. 맷 잭슨이란 프로듀서와 제가 공동제작을 한다. 또 파라마운트와 ‘악인전’ 리메이크를 준비 중이다. ‘이터널스’에 이어 마블스튜디오와 10년간 총 3편의 영화를 선보이기로 했다”며 차근 차근 설명한다.
“전세계적으로 한국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커졌어요. 그런데 막상 해외에 나가보면 아직 한국 배우에 대한 관심은 그에 못 미치는 상황이죠. 저는 한국 배우들과 더 많은 작업을 해서 더 많은 진출을 이뤘으면 해요. 저는 확신합니다. 한국의 영향력이 더욱 커져서 지금보다 더 메인이 될 거라고요.”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