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은 전염성이 높아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 옮기기 쉬운 악명 높은 질환이다. 그 중에서도 사면발니는 생활용품을 공동으로 사용하며 감염될 수 있어 특별히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성기 주변에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하여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성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면발니는 감염된 사람의 음모에서 다른 사람의 음모로 전해지는 작은 벌레다. 이의 한 종류로 사람에게 옮아 피를 빨아먹고 기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감염된 사람의 음모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옷, 수건, 침구류 등에서도 발견된다는 것.

이창기 골드만비뇨의학과 인천점 원장에 따르면 사면발니에 노출되면 보통 1주 이내에 가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성충이 눈에 보이기까지 보통 2~3주가 소요된다. 그는 “초기에는 가려움증만 일으키나 시간이 지나며 사면발니가 피를 빨아먹은 자리를 중심으로 피부 색이 회색 또는 푸른색으로 변색되는 양상을 보인다”며 “이러한 피부 변화는 하복부나 서혜부에도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다른 성병과 달리 사면발니는 심한 합병증이나 후유증을 야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가려움증이 아주 심하고 타인에게 쉽게 전염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이창기 원장은 “사면발니 감염이 의심되면 즉시 비뇨의학과에 내원해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고 강조했다.
병원에서 사면발니로 진단되면 사면발니를 사멸시킬 수 있는 약을 처방 받는다. 약의 종류에 따라 용법은 다르지만 모든 종류의 사면발니나 이는 한 번의 치료로 박멸되지 않아 추가 치료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 원장은 “사면발니 성충은 다 박멸이 되었더라도 알이 살아남아 재발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따라서 치료가 끝날 때까지 비뇨의학과 의료진과 긴밀하게 상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창기 원장은 “사면발니는 침구류나 의복, 수건 등을 통해서 옮을 수 있기 때문에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이나 가족들을 위해 최대한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며 “수치심, 창피함 때문에 이를 숨기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적극적으로 감염 사실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본인뿐 아니라 함께 동거하는 가족들이 모두 검사 및 치료를 받아야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