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짓고, 해외로 나가고…건설사, 사업다각화에 안간힘

한국초저온 인천물류센터 조감도. 대우건설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이 비주택 사업 확대를 통한 사업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고금리 장기화와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수요가 위축됐다. 또 원자재비 상승, 고금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분양가가 상승하고 그로 인해 미분양이 늘어나는 악순환도 이어지고 있다.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건설업계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물산(건설 부문),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대우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들의 영업이익률이 전년보다 하락해 5% 안팎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국내 주택 대신 수익이 보장되는 다른 분야로 눈을 돌렸다.

 

국내 건설사의 맏형인 현대건설은 해외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핵심 상품 중심의 해외사업 확대를 올해 사업전략으로 설정했다. 대형 원자력발전소와 소형모듈원전(SMR) 등 에너지 분야 사업 확대와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해외사업 추진에 집중할 계획이다.

 

최근 해외 원전 사업도 재개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말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건설 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2009년 우리나라가 원자로 공급과 시공을 모두 담당했던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최대 규모 해외 원전 수주다.

 

동부건설은 올해 비주택 사업으로만 약 3400억원 규모의 수주실적을 올렸다. 동부건설이 올해 수주한 프로젝트는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신축공사, 금양의 이차전지 생산시설 추가 공사 등 민간 공사 2건과 인천발 KTX 송도역사 증축 공사, 고속국도 제14호 창녕∼밀양 간 전기공사 1공구 등 공공공사 2건이다.

 

동부건설은 수익성 개선과 사업다각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주택사업 비중을 줄여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신규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들어 비주택 사업만 수주했다. 지난달 말에는 총 공사비용 4390원 규모의 한국초저온 인천물류센터 신축 사업을 따냈다. 인천물류센터 신축 사업을 시작으로 비주택 부문 수주 확대를 통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사회간접자본(SOC) 등 사업성이 높은 비주택 부문의 사업 수주와 해외 사업 다각화 등을 통해 침체하 주택 시장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DL이앤씨는 주택 수주를 지난해 6조7192억원에서 올해 4조원으로 줄이는 대신 작년 1조4290억원이었던 토목 수주는 올해 2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SMR과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S) 등 신사업 육성에도 적극적인 행보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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