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 이상이다.”
여자프로농구 왕좌의 주인공을 가릴 챔피언결정전이 시작됐다. 여자농구 숙명의 라이벌인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이 2년 만에 최고의 무대에서 만났다. 1차전은 우리은행이 가져갔다. 국민은행에 2023~2024시즌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PO)를 통틀어 첫 홈 패배를 안기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국가대표가 즐비한 두 팀에서 의외의 선수들이 눈에 띄었다. 나윤정(우리은행)과 이윤미(국민은행)가 그 주인공이다. 2017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신입선수 선발회 전체 3순위로 우리은행에 입단한 나윤정은 이번 시즌 통산 최다인 평균 25분 28초를 뛰면서 7.2득점을 기록했다. 정확한 3점슛이 장점이다. 나윤정은 1차전에서 13득점 3점슛 3개로 맹활약했다. 특히 접전이 이어지던 4쿼터에 귀중한 3점슛을 터뜨렸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도 “나윤정의 3점슛이 승리 원동력”이라고 치켜세울 정도였다.

국민은행에는 이윤미가 혜성같이 등장했다. 2018~2019 신입선수 선발회 전체 6순위로 입단한 그는 이번 시즌 28경기를 뛰면서 핵심 벤치 자원으로 거듭났다. 1차전에서 9득점 2리바운드의 기록을 남겼다. 수비에서도 상대 에이스들을 부지런히 쫓아다니며 투지를 보여줬다. 김완수 국민은행 감독은 “수비도 열심히 잘 해줬다. PO에서는 소위 터지는 선수를 원하는데 (이)윤미가 있어서 상대가 수비하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흐름이 좋아서 예상보다 많은 시간을 뛰었다”고 설명했다.
이윤미는 경기 막판 역전을 노리는 3점슛도 과감하게 시도했다. 우리은행이 강이슬과 허예은 등 주축 선수들을 막는데 신경이 쏠린 사이, 허점을 노렸다. 성공하진 못했으나 타이트한 승부에도 위축되지 않았다. 위 감독은 “저연차 선수가 저렇게 넣기 쉽지 않다. 마지막까지 던질 줄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정규시즌 6번의 맞대결을 거치면서 두 팀의 전략은 모두 드러났다. 선수들끼리도 워낙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PO에서는 소위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한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모두 의외의 선수들이 터지며 경기를 좌지우지했다. 이들의 활약이 우승의 향방을 결정지을 수 있다.
청주=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