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談談한 만남] 카페 만월경 김재환 대표 “모든 건 ‘소비자 중심’…무인 시장, 발전 가능성 많아”

카페 만월경 김재환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카페 시장은 여전히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현실을 모두가 받아들이는 시장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점쳤다. 특히 인터뷰 내내 ‘소비자 중심’ 전략을 강조한 것이 눈에 띄었다. 김 대표가 서울 성수동 카페 만월경 본사에서 본지와의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카페 만월경 제공)

 ‘커피 공화국’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한국인의 커피 소비량도, 카페도 많아진다. 전국의 커피 전문점 수는 10만개(통계청 기준)를 넘겼고, 노란 간판의 ‘3대 저가 커피 브랜드’ 가맹점 수는 7000개가 넘는다. 가성비 커피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경쟁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맛, 고객 서비스, 장소 등 다양한 목적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지도 다양해진다.

 

 김재환 대표가 이끄는 카페 만월경(만월경)은 24시간 운영되는 무인 카페 프랜차이즈다. 저렴한 가격에 24시간 눈치 보지 않고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맛볼 가치가 있는 커피, 머물 가치가 있는 공간’을 핵심 가치로 한다. 맛과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운 브랜드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 만난 만월경의 김재환 공동대표는 작은 무인 카페 ‘더 웨일(The whale)’로 시작해 2021년 9월 ‘카페 만월경’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가맹 사업을 시작해 올해 6월 기준 전국 310여개 지점으로 확장에 성공했다.

 

◆부업에서 본업으로, 기자에서 대표가 되기까지

 

 부업으로 시작한 카페 사업을 본업으로 만들기까지 단 1년이 걸렸다. 스스로 ‘흙수저’라고 밝힌 김 대표는 건설부동산을 담당하던 경제지 기자에서 무인카페 CEO가 됐다. 비교적 빨리 시작한 사회생활에 ‘1년은 허탕 쳐도 돌아갈 수 있겠다’는 확신도 있었다. 인건비 지출을 줄인다면 더 해볼 만한 사업이었다. 김 대표는 “(기자)일을 하면서 무인 산업이 대세가 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며 “그중에서도 경쟁력 있는 아이템을 찾고자 했다”고 출발점을 짚었다.

 

 “생존형 레벨업 달인 김재환입니다.” 언론사 입사지원서에 쓴 타이틀이었다. 김 대표는 “이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 그렇게 되어가는 것 같다”고 웃으며 “대표이다 보니 실수를 해도 빠르게 보완해야 한다. 사업을 해보니 유연함과 빠른 대처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를 비롯해 다양한 무인 가게가 우후죽순 생겨날 즈음이었다. 차별화를 주기 위해서는 맛도 인테리어도 달라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커피를 잘 알지는 못했지만, 대학 시절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이 큰 힘이 됐다. 만드는 방식에 따라 맛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걸 알았던 김 대표는 원두 공장을 직접 방문해 테스트를 거쳤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밤엔 무급 인턴으로 인테리어 회사에서 시간을 보냈다. 공사 현장을 찾아다니며 철거부터 마감까지 직접 경험했다. 커피에 관해서도 끊임없이 연구했다. 기자 선배들은 ‘세상이 얼마나 차가운 줄 모르느냐’며 창업을 말렸지만, 김 대표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카페 만월경 매장 전경(사진=카페 만월경 제공)

◆인테리어도 직접…3요소 수직 계열화로 승부

 

 만월경은 브랜드, 인테리어, 커피머신 제조사 등 프랜차이즈 핵심 3요소를 수직 계열화해 경쟁력을 높였다. 본사와 가맹점주, 고객 간의 ‘관계성’에 집중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를 성장시키고 있다.

 

 흔히 ‘무인 카페’라고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다르다. 달, 고래 등 만월경을 상징하는 요소를 인테리어 테마로 잡아 감성적인 분위기를 냈다. ‘무인 카페’의 편견을 깨고자 하는 아이디어였다. 김 대표는 “소비자가 만월경을 무인 카페로 인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며 “인식을 높이기 위해 좋아하는 동물 고래를 테마로 로고를 고안했다. 달빛에 윤슬이 비치는 디자인도 직접 냈다”고 설명했다.

 

 인테리어도 본사가 직접 나선다. 만월경은 ‘건설업 등록증(실내건축공사업)’을 보유한 프랜차이즈다. 실측, 3D 모델링, 시공, 스타일링 등 모든 공정을 본사 인테리어팀이 직접 관리한다. 효율적인 비용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인테리어를 직접 진행하면 중간 마진 없이 비용 절감을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메뉴를 제공하고자 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커피머신 제조사(릴리즈테크)를 인수해 기술력을 보강한 것도 같은 이유다. 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규모의 경제로 적절한 단가를 유지할 수 있다.

 

 가맹점과의 ‘윈-윈’을 위해 점주에게 별도의 가맹비나 로열티, 교육비, 홍보비 등을 일절 부과하지 않는다. 김 대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입장벽을 낮춰 빠른 성장을 꾀하고자 한다”며 “결국 브랜드를 관통하는 한 단어는 ‘소비자 중심’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포인트를 찾는 게 우리의 일”이라고 답했다. 

카페 만월경 김재환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카페 시장은 여전히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현실을 모두가 받아들이는 시장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점쳤다. 특히 인터뷰 내내 ‘소비자 중심’ 전략을 강조한 것이 눈에 띄었다. 김 대표가 서울 성수동 카페 만월경 본사에서 본지와의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카페 만월경 제공)

◆쿠폰제·가격 동결…모든 건 ‘소비자 중심’

 

 최근 7개월 동안 평균 월 18.3개의 점포가 생겼다. 김 대표가 생각하는 성장세의 비결 역시 ‘소비자 중심’의 전략이다. 만월경은 외부 음식 반입 금지, 1인 1메뉴 등의 규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전 좌석에 콘센트를 설치해 고객 편의를 높였다. 10잔을 마시면 1잔을 제공하는 쿠폰 제도도 운용하고 있다. 무인 카페에서 손님이 ‘직접’ 찍는 적립 쿠폰 제도가 과연 가능할까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이런 의문에 김 대표는 고객과의 소통, 신뢰를 언급했다. 이 제도는 이케아의 몽당연필 에피소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1%의 때문에 99%의 고객을 잃을 수는 없다. 소수의 사람을 신경 쓰면 서비스는 축소된다”고 신념을 밝혔다. 온라인 쇼핑에서 다른 고객의 ‘후기’가 중요한 것처럼 만월경의 방문 후기가 다른 고객의 ‘쿠폰’인 셈이다.

 

 원두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지만 만월경은 4년째 커피 음료 가격과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두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 무인 덕에 가능했다. 최저 시급 몇백원의 차이가 월 기준 수백만원의 차이를 만든다. 원두 한 봉지의 상승률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그는 “인건비가 1년에 3%씩 오르면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이 그 이상 올라간다”며 “만월경은 인건비가 들지 않는 구조상 가격을 높일 요인이 없다. 그래서 무인 산업이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인건비 상승이 원두값 상승, 커피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여전히 블루오션…“변화에 노력”

 

 3년 여 만에 300명이 넘는 점주들을 가족으로 맞았다. 그는 “사업은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고, 나도 미래를 다 알 수는 없다”며 “책임져야 하는 일들이 많아져서 가끔은 버겁기도 하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럼에도 새로운 도전에 나선 점주들을 책임져야 하는 자리다. 그는 “월급도 저축액도 똑같은 사람들이 인생에 새로운 변수를 만들고 싶어 시작하는 일이다. 그 변수에 리스크도 분명 있다”며 “모두를 만족하게 하는 서비스는 아니더라도 부족함을 인정하고 변화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자 한다”고 돌아봤다.

 

 경쟁 업체로서 국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의 급격한 성장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김 대표는 “카페 시장은 여전히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인의 연간 커피 소비량이 405잔, 연평균 6% 이상 성장하고 있다. 소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건 합리적인 소비도 늘어날 것이란 의미다. 가성비를 따지는 저가 커피 시장은 더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인건비의 효율성을 고려했을 때, 만월경이 가지는 강점은 두드러진다. 그는 “저가 커피일수록 가격 저항에 더 민감하다. 인건비가 계속 오르면 언제까지 같은 가격을 유지할 수 없다. 저가 커피 시장의 인건비를 생각하면 뺏을 시장이 많아진다는 생각도 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 김 대표가 바라는 첫 번째 목표는 직영점의 성장이다. 그는 “수직 계열화의 이유도 그 때문이다. 성장성이 떨어지는 순간이 오더라도 가맹점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은 직영점 매출이 탄탄해야 한다”고 밝혔다.

 

 ‘커피 랩’을 만들고 싶어 바리스타 국제 자격증을 공부하고 있다고 밝힌 김 대표는 “(자격증을 따면)점주를 대상으로 교육할 자격이 주어진다. 모든 점주가 바리스타라면 고객의 신뢰가 더해지지 않을까, 브랜드 이미지를 공고히 할 수 있다”며 “인테리어 사업의 계열분리로 만월경 만의 인테리어를 고유화해 모든 매장을 ‘쇼룸’으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도 내놨다.

 

정가영 기자 jgy93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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