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력 없는데 수액이나 맞을까?”… 영양수액 치료 전, 전문의 진단 필요한 이유는

입추가 지났음에도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기온이 높으면 체력이 빠르게 떨어지고 평소보다 면역력이 약해질 수 있다. 온 몸이 무기력해지고 입맛까지 떨어져 차가운 음료나 아이스크림 등에 의존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처럼 차가운 음식만 즐겨 먹으면 영양 섭취가 불균형해지면서 더욱 심한 건강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건강 관리가 쉽지 않은 여름철, 영양수액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수액 치료는 주사를 통해 수분과 전해질, 영양분 등을 정맥을 통해 빠르게 공급하는 방식이다. 영양수액은 기본적인 수액에 아미노산이나 단백질 등 영양 성분을 보강한 것으로, 환자들에게 이러한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고안, 보급됐다.

 

인석환 광교 유레카내과 대표원장은 “주로 고령이거나 중증의 질환이 있어 음식물의 섭취가 어렵고 별도의 영양 공급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적용한다”며 “그런데 최근에는 만성 피로나 무기력증에 시달리는 젊은 사람들도 영양수액 치료를 받는 일이 많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양수액 치료는 수액 내 성분에 따라 각기 다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종류는 아미노산 수액과 비타민 수액이다. 아미노산 수액은 면역 기능 강화와 장 건강 보호에 도움을 주는 아미노산이 함유되어 있는 수액이다. 여름철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배앓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장 질환을 가지고 있어 영양 섭취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아미노산 수액이 효과적이다.

 

인석환 원장에 따르면 비타민 수액은 비타민의 종류만큼이나 그 종류가 다양하며 효과 역시 제각각 다르다. 흔히 ‘마늘주사’라고 불리는 푸르설티아민의 경우, 비타민B 유도체로 근육의 피로를 줄여주고 에너지 전환을 돕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과로 후 쌓인 피로를 회복하거나 근육, 관절통 등이 나타났을 때 처방하면 효과적이다. 비타민C는 항산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오래 감기, 몸살을 앓은 후 회복 과정에 있거나 만성 피로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비타민D 주사는 근육, 인대 등에서 발생하는 통증을 예방하며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비타민D 대사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층에게 도움이 된다.

 

이밖에 환자의 상태에 따라 목적에 맞추어 성분을 처방하기도 한다. 예컨대 숙취 해소 주사의 경우에는 간 기능 개선과 체내 염증 완화 등의 효과를 지닌 글리시리진, 시스테인, 글라이신 등을 주 성분으로 한다. 잦은 술자리에 시달려 만성 피로, 숙취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석환 원장은 “영양수액 치료는 먹는 것만으로 충분히 섭취하기 어려운 영양분을 단 시간 내에 다량 공급하기 때문에 그 효과도 빠르게 나타난다”며 “하지만 환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수액을 놓을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다면 영양수액 처방에 더욱 주의해야 하므로 미리 전문의의 진단과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잘 맞는 영양수액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신중하게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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