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소비쿠폰의 나비효과] “매출 30% 늘어”... 일복 터진 자영업자들 “살맛 나네”

지난 22일 서울 시내의 한 김밥 판매점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가능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뉴시스

 30일 경기도 화성의 한 중국음식점. 점주 이모 씨는 부지런히 배달 음식을 포장하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포장된 배달 음식이 가득했다. 그는 최근 “일복이 터졌다”며 활짝 웃었다. 이 음식점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급 이후 매출이 급증했다. 이모 씨는 “소비쿠폰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다. 쿠폰 발급 이후 주문이 엄청나게 늘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주문이 한꺼번에 너무 많이 들어오는 바람에 주문이 밀리는 경우도 있었다. 여름방학 시즌과 소비쿠폰 발급이 맞물리면서 매출이 30% 정도 늘었다”고 말하며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서울 강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도 최근 매출 증가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김씨는 “마진율이 낮은 담배 판매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점은 아쉽지만, 그래도 소비쿠폰 발급 이후 전반적으로 매출이 크게 상승했다”며 “경기가 어렵고 내수가 침체해서 힘들었는데 소비쿠폰이 발급되면서 동네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특히 어르신들이 예전보다 생필품을 많이 사 간다. 고물가에 미뤘던 소비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는 물가 부담 완화와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매출 확대를 위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했다. 대규모 자금이 시장에 풀리게 되면서 시장에서는 소비쿠폰 지급이 소비심리 회복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실제 많은 자영업자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수혜를 보고 있다.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풀린 이후 편의점, 전통시장, 음식점, 생활용품점 등의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관악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박모 씨는 “지난주부터 소비쿠폰을 쓰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시장이 모처럼 북적인다. 돈이 도는 느낌”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소비 편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같은 소상공인 상권 내에서도 수혜 대상과 업종이 갈리고 있어서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연 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다.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된 매장의 자영업자들은 ‘반작용’을 걱정하고 있다. 

 

 또 편의점,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달리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됐다. 2020년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에는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SSM 일부가 포함된 바 있다. 이에 SSM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대기업 브랜드 편의점은 사용 가능한데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SSM 매장이 배제된 건 합리적이지 않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소비쿠폰을 악용하는 이들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결제한 뒤 ‘현금 환불’을 요구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최근 한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민생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한지 매장으로 확인한 뒤 4만원 이상 주문하고 아이가 한입 먹자마자 토했다며 환불을 요청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업주는 소비자가 요구한 음식값과 약값 등을 계좌로 환불해줘야 했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도 민생쿠폰으로 결제한 후 현금으로 환불을 받은 소비자 사례가 공유됐다.

 

 신용카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형태로 지급되는 소비쿠폰은 결제 대금을 쿠폰 잔액으로 환불해주는 게 원칙이다.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소비쿠폰을 개인 간 거래 등을 통해 현금화하거나 사업 목적과 다르게 사용할 경우 지원액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해야 한다. 또 5배 이내 제재 부가금을 부과받고 향후 보조금 지급에도 제한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항의 허점을 악용한 사례가 발생하면서 애꿎은 소상공인 및 영세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 용산구의 한 식당 주인 석모 씨는 “가뜩이나 어려운 때에 그나마 내수 진작의 마중물이 될 소비쿠폰을 악용하는 소비자들 때문에 피해가 발생하는 건 정말 갑질 중의 상갑질”이라면서 “악덕 소비자들에 대해서는 처벌 등 제도 마련을 해줘야 안심하고 장사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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