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귀족 스포츠로 여겨졌던 골프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보편적 생활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실내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크린골프장이 늘어난 데다 노년층을 중심으로 간단한 규칙과 소규모 코스로 구성된 파크골프가 인기를 끄는 것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골프는 유연성 향상과 함께 상체 근육의 발달에 도움을 주는 운동이다. 하지만 무리하거나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지 않으면 팔이나 어깨, 허리 등의 근골격계 부상 위험이 높아 유의해야 한다. 특히 과도한 손목 사용, 잘못된 그립, 클럽이 내려오며 공을 타격하는 다운스윙 시 힘 조절 실패, 운동 전 스트레칭 부족 등으로 인해 골프엘보가 발생하기 쉽다.
골프엘보는 팔꿈치 안쪽의 튀어나온 뼈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골프를 치는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난다고 하여 골프엘보라는 이름이 붙여졌지만, 정식 명칭은 내상과염이다. 상과는 팔꿈치 내외측에 튀어나온 뼈를 말하는데 상과염은 이 주변 통증을 동반한다. 내상과염은 팔꿈치 안쪽 힘줄과 근육 연결 부위에 과부하를 줘 통증을 유발한다.

골프 외에도 팔꿈치 관절과 팔에 무리한 힘이 반복적으로 가해질 때 나타날 수 있다. 집안일을 많이 하거나 팔과 손에 무리가 가는 운동을 많이 하는 등 팔과 손을 많이 사용해 발생할 수 있다. 팔과 손을 많이 사용하면 움직이는 근육과 힘줄에 무리가 가서 염증이 생기고 그 상태를 방치하면 점점 악화된다.
주요 증상은 팔꿈치 안쪽의 통증이다. 물건을 잡거나 걸레를 짜는 등 손목이나 팔을 비트는 동작을 할 때 통증이 심해진다. 자고 일어났을 때 팔꿈치가 뻣뻣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방치하면 어깨와 목으로 통증 확산되며, 손의 힘이 약화된다.
팔과 손의 무리한 사용 후 팔꿈치 통증이 있다면 얼음찜질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니므로, 팔꿈치 사용을 최대한 줄이면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골프엘보를 방치하면 팔꿈치 안쪽에서 손바닥으로 내려오는 신경인 척골 신경에 마비가 올 수 있다. 척골 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손 안쪽이 저리거나 무뎌지고, 4, 5번째 손가락의 감각 저하나 저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근골격계 통증 질환의 경우, 수술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골프엘보는 대부분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프롤로주사와 같은 비수술 치료만으로 호전된다. 다만, 한 가지 치료법만 고집하기 보다는 개개인의 증상을 고려해 맞춤 치료 방법을 적용해야 치료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도수치료는 손상된 팔꿈치 관절 주변의 근육 및 인대를 강화해 통증을 줄이고 제한된 운동 범위를 회복시켜주는 치료다. 환자의 신체 상태를 고려해 수기 방식으로 이뤄지는 비침습적 치료인 만큼 부작용 우려가 적은 편이다.
체외충격파는 병변 부위에 1000~3000회의 고에너지 충격파를 조사해 혈류 개선 및 조식 재생을 유도한다. 회복기간이 따로 필요하지 않고 치료시간이 짧으며, 마취 및 절개가 필요 없어 반복적인 시술이 가능하다.
프롤로주사는 고농도의 포도당 용액과 약물을 통증이 있는 부위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세포 재생을 촉진시켜 염증을 감소시키면서 조직 재생을 유도해 통증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시적인 통증 억제가 아니라 통증의 근본 원인을 제거해 재발을 줄여준다. 체외충격파와 프롤로주사를 병행하게 되면 치료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서울송마취통증의학과 송현걸 원장은 “골프 엘보는 손과 팔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직업군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지만 단순 근육통으로 여기고 치료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며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면 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진료받아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