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임대료 조정 협상에 진전이 없는 15개 점포에 대해 순차적 폐점을 단행한다.
홈플러스는 오는 11월 16일 수원 원천·대구 동촌·부산 장림·울산 북구·인천 계산 등 5개 점포를 폐점하기로 하고, 직영 직원 468명을 대상으로 전환 배치 면담을 진행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홈플러스 측은 “5개 점포 폐점 결정은 연말 영업 차질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회생절차 일정을 고려한 조치”라며 “조정이 결렬된 나머지 10개 점포도 내년 5월까지 순차적으로 문을 닫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회생 절차를 개시한 홈플러스는 점포 임대료가 과도해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이 있다며 4월 초부터 임대점포 68곳의 임대주들과 임대료 조정 협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15개 점포와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끝내 폐점을 결정했다.
오는 11월 16일 문을 닫는 5개 점포의 계약 만료일은 2036년 12월 말이다. 나머지 10개 점포의 계약 기간도 10년 이상 남았다. 홈플러스는 이들 15개 점포는 700억원이 넘는 임대료를 지불하느라 연간 8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15개 점포에는 채무자회생법에 근거한 해지권을 적용했다”며 “잔여 계약 기간 임대료는 손해배상금으로 청구되고 법원의 판단에 따라 최종 확정된 금액이 회생채권으로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대형마트는 지난해 말 126개에서 이날 기준 123개로 익스프레스(슈퍼마켓)는 308개에서 300개로 줄었다. 임대료 조정이 결렬된 15개 점포와 별개로 앞서 폐점이 결정된 9개 점포도 문을 닫고 있다. 건물주가 재개발 추진 의사를 밝힌 부천상동점은 7월 31일, 홈플러스가 점포를 매각한 대구 내당점은 지난 13일, 점포 노후화와 영업손실이 누적된 안산선부점은 이날 각각 문을 닫았다.
동대문점은 올해 하반기, 동청주점은 내년 상반기, 부천소사점은 내년 하반기에 각각 문을 닫는다. 서울 신내점과 순천풍덕점, 부산 반여점은 오는 2027년 폐점이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2027년까지 홈플러스 대형마트 수는 102개로 줄어든다. 홈플러스는 11개 점포에 재입점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 역시 불투명하다.
문을 닫는 점포의 홈플러스 직영 직원들은 다른 점포로 근무지를 옮기거나 퇴사를 선택해야 한다. 7월과 이달 각각 문을 닫은 부천상동점과 대구 내당점의 경우 직원 27명과 23명이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개시 이후에도 매출 감소와 고정비 부담이 이어지며 손실이 더욱 확대되고 있어 인가 전 인수합병(M&A)만이 회사 조기 정상화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임대료 협상 결렬 점포 폐점과 임직원 무급휴직 시행, 임원 급여 일부 반납 조치 등 전사적인 긴급 생존경영 체제를 선언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이번 홈플러스 부실경영 사태를 유발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경영권을 인수한 과정을 들여다 보고 있다. 실제 2015년 영국 테스코에게 홈플러스 경영권을 역사상 최고가인 7조2000억원에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인수 자금 중 2조7000억원을 홈플러스 부동산 담보로 대출받아 조달하는 차입인수 방식을 택했다. 여기에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인수 후 일부 매장을 매각 후 재임차(세일즈앤리스백) 방식을 선택하면서 인수 자금을 쉽게 마련할 수 있지만 점포 임차료가 늘어 홈플러스 경영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홈플러스 신용등급은 줄줄이 하향됐고, 결국 기업회생절차 신청까지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