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험업계에 ‘신속 지급’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보험금 지급이 까다롭고 느리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돼 온 가운데 보험사들이 인공지능(AI)과 전산화를 무기로 속도 경쟁에 뛰어들며 소비자 편익 극대화에 나섰다. 과거 보험금 청구 후 수일을 기다려야 했던 관행에서 벗어나, 신청과 동시에 지급이 완료되는 ‘실시간 지급’ 시스템이 업계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365일·24시간 실시간 보상이 가능한 자동화 체계 구축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번 보상 시스템 고도화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를 기반으로 한다. 기존 수시간에서 길게는 수일까지 소요되던 보험금 지급 시간이 평균 10분 이내로 단축되면서 고객 체감 속도가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특히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플랫폼 ‘실손24’를 통해 접수된 건 가운데 별도 심사가 필요 없는 경우 자동 심사와 즉시 지급이 가능하다. 사고정보 입력 과정이 자동화되고 진료 내역과 약제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연계·분석해 사전에 설정된 기준에 따라 심사 결과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지급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착오 지급 가능성도 줄였다.
신한라이프 역시 ‘서류 없는 보험금 청구’ 서비스를 통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종이 서류 제출 대신 간편인증만으로 청구가 가능한 이 시스템은 현재 임직원 대상 시범 운영 중이다.
기존 보험금 청구(입원·통원) 심사를 위해 제출해야 했던 종이 서류를 첨부할 필요 없이 ‘신한SOL라이프’ 앱을 통해 간단한 본인 인증만으로 편리하게 진료내역 조회가 가능하다. 신한인증서를 비롯해 카카오, 네이버, 토스, PASS 등 다양한 인증수단을 지원하며 본인 확인 후 병원 이용 사유 입력과 진료내역을 선택하면 손쉽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특히 신한라이프가 운영 중인 보험금 신속지급 서비스 ‘S-패스’ 대상 건의 경우 별도의 심사 과정 없이 보험금이 즉시 지급된다.
해당 서비스 도입을 통해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고객 경험을 한층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4월 중 모든 고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 예정이다.
디지털 기반의 혁신은 다른 보험사에서도 활발하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해외여행보험 등에 ‘즉시 지급’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인공지능 기반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제출한 영수증 이미지 문자 데이터를 자동으로 추출하고 해당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해 보험금 청구 후 1분 이내에 보험금을 지급한다. 교보생명 또한 AI 기반 자동심사 모델, OCR 고도화, 심사 완료 후 즉시 송금 시스템 등을 통해 지급 시간을 단축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변혜원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보험산업에 대한 소비자 신뢰 수준은 다른 금융권역에 비해 높지 않다”며 “보험 구매와 보험금 청구 및 수급 시점은 보험회사, 직원이나 판매자와 가장 많은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보험신뢰도를 형성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