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는 다리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고 꼬이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많은 이들이 통증이나 불편감이 있을 때만 문제를 인식하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겉으로 드러나는 혈관 변화만 있을 뿐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 보니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그러나 무증상 하지정맥류 역시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상태다.
무증상이라는 말은 단순히 통증이 없다는 의미일 뿐, 질환이 진행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정맥의 판막 기능이 약해지면서 혈액이 역류하는 현상은 계속 이어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혈관은 더욱 확장된다. 초기에는 미용적인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점차 다리의 피로감이나 부종, 야간 경련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특히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생활 습관, 운동 부족, 비만, 유전적 요인은 하지정맥류의 발생과 악화에 영향을 준다. 이러한 요인을 가진 사람이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눈에 보이는 혈관이 늘어나거나 피부색 변화가 있다면 이는 신체가 보내는 분명한 신호다. 이를 단순한 피로로 치부하는 태도는 위험하다.
무증상 하지정맥류를 방치하면 피부염이나 색소 침착, 심한 경우 피부 궤양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혈액순환 장애가 지속되면서 조직으로 가는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드물지만 혈전이 형성될 위험도 존재한다. 이러한 합병증은 치료 기간을 길게 만들고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대구 서울하정외과 김연철 원장은 “조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간단하게 개선할 수 있고 회복도 빠르다”며 “초기에는 생활 습관 개선과 압박 스타킹 착용만으로도 증상 진행을 늦출 수 있는 것은 물론 비수술적 시술이나 최소 침습적 치료로 호전된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정맥류는 조용히 진행되기 때문에 통증이 없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며 “건강은 불편함이 시작된 이후가 아니라, 아무렇지 않을 때 지키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인 만큼, 눈에 보이는 작은 변화라도 가볍게 넘기지 않고 명확하게 진단 받고 치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