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증시 호조에 1분기 나라살림 적자 6년 만에 최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 지폐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 지폐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반도체 수출 호조와 증시 활황에 힘입어 세수가 크게 늘면서 올해 1분기 나라살림 적자가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줄었다. 지출 증가는 억제된 반면 수입이 30조원 가까이 불어나며 재정 여건이 뚜렷하게 개선된 모습이다.

 

기획예산처가 14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5월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누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39조6000억원으로, 2020년(55조3000억원)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21조7000억원 개선된 수치로, 관리재정수지를 처음 산출한 2012년 이후 3월 말 누계 기준으로는 역대 9번째로 낮은 규모다.

 

수입 측면의 개선이 두드러졌다. 지난 3월 말 누계 총수입은 188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8조9000억원 증가했으며, 국세수입은 108조8000억원으로 15조5000억원 늘었다. 세목별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직원들의 성과급이 늘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전 부동산 거래가 증가하면서 소득세가 4조7000억원 늘었다. 또한 증시 활황과 증권거래세 부활(0.05%)로 증권거래세도 2조원가량 증가했다.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는 각각 9000억원, 4조5000억원 늘었다. 세외수입과 기금수입도 각각 늘어 세외수입은 17조2000억원으로 5조8000억원, 기금수입은 62조8000억원으로 7조5000억원 증가했다. 기금수입 증가의 주된 배경은 국내 증시 호조에 따른 국민연금 투자수익 확대였다.

 

지출 측면에서는 증가폭이 제한적이었다. 총지출은 211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7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입이 30조원 가까이 확대되는 동안 지출이 사실상 전년 수준에서 관리되면서 재정수지 지표 전반이 개선됐다. 통합재정수지는 22조8000억원 적자로, 1년 새 27조2000억원 축소됐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제외한 수치로,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여건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국가채무도 소폭 줄었다. 3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 잔액은 1303조5000억원으로 전월(1312조5000억원)보다 9조원 감소했으며, 지난달 국고채 발행 규모는 22조6000억원이었다. 채무 감소는 국채 상환 일정과 재정자금 운용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이란 전쟁 대응을 위해 마련한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내달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추경 재원을 빚을 내는 적자 국채 발행 대신 예상치를 상회한 초과 세수로 조달한 만큼, 정부는 향후 전체적인 재정 수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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