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제도화 등을 두고 갈등을 빚는 삼성전자 노사가 오는 18일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재개를 계기로 극적으로 합의점을 도출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각개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 언급이 사태 해소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을 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오는 18일 세종시 중노위에서 열리는 2차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노조가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라 이번 대화는 사실상 마지막 중재 시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2차 사후조정에선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이 직접 조정을 참관하기로 했다.
정부는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처음 공식적으로 거론하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삼성전자 파업 관련 대국민담화에서 “삼성전자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사후조정을 진행했지만 아무런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5~16일 연이어 노사와 만난 결과 추가로 협상 테이블이 마련됐다.
이 회장도 해외 출장 일정을 바꿔 귀국하는 등 사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입국하면서 이번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면서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고 말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2차 사후조정이 열리는 만큼 노사의 대화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사측 대표교섭위원을 기존 김형로 부사장에서 여명구 디바이스솔루션(DS) 피플팀장으로 교체했다. 노조는 교섭 과정의 이해도를 위해 김형로 부사장이 발언 없이 조정에 참여하도록 해달라는 사측 요청을 수용하는 등 노사가 한 발짝 물러서며 이 회장의 호소와 정부의 노력에 화답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 재원 및 제도화 여부를 두고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우선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 노조는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이러한 내용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반도체 부문 내에서 성과급 재원을 부문 전체와 사업부별로 7대3으로 배분하고 파운드리 등 적자 사업부도 성과급을 공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측은 노조가 경직된 제도화만을 고수한 탓에 협상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업계 1위 달성 시 영업이익의 10%를 상한 없는 특별포상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내놨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