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쇼크, 산업계 생존법] 생산도 투자도 멈출 판…대응책 마련 분주

네팔 대홍수 계기로 기후쇼크 리스크 부각
포스코, 태풍 피해에 49년 만에 고로 가동 중단도
기후리스크 관리 필요성 커져…기후테크 육성 입법도

네팔 대홍수를 계기로 기후쇼크가 산업계를 위협하는 핵심 리스크로 부상했다. 2023년 홍보 영상을 통해 소개된 네팔 어퍼트리슐리-1 수력발전소 건설현장 일대 모습. 두산에너빌리티 TV 유튜브 캡처

 

#.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해 발간한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에서 향후 10년 내 가장 심각한 장기 리스크로 ‘극단적인 기상이변’을 꼽았다. 2년 내 단기 리스크로도 극단적인 기상이변은 2위에 랭크됐다. 홍수, 가뭄, 산불 등 대형 재난의 발생 빈도가 늘고 강도 또한 강해지면서 WEF가 기후재난에 대한 강력한 경고음을 던진 것이다. 2000년 이후 기후 관련 재해에 따른 피해액이 3조6000억 달러를 넘어섰다는 분석도 있다.

 

 녹아내린 빙하가 붕괴하며 발생한 네팔 대홍수는 국내 산업계에도 적잖은 과제를 던진다.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이 막대한 인명 피해뿐 아니라 천문학적인 사업상의 손실을 끼칠 수 있는 요인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홍수·가뭄·폭염 등 이전과는 다른 수준의 기후리스크에 산업계가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 기후재난에 몸살 앓는 산업계

 

 기후재난이 산업계를 위협하는 실존적인 위험으로 떠올랐다는 데엔 이견이 없다. 국내에선 태풍 피해로 가동을 멈춘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대표적 사례다. 포스코는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에 따른 냉천 범람으로 포항제철소가 모두 침수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1973년 이후 49년만의 첫 고로 가동 중단으로, 침수 면적은 여의도 면적의 3배에 이른다. 제철소가 완전 정상화하는 데엔 135일이 걸렸다.

 

2022년 9월 포항제철소 피해 복구작업을 지원 나온 소방공무원들이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을 활용해 공장 내부의 물을 빼내고 있다. 포스코 제공

 

 네팔 대홍수로 건설이 중단된 ‘어퍼트리슐리-1(UT-1)’ 수력발전소는 해외 투자 역시 기후쇼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드러난 사례다. UT-1 수력발전소는 두산에너빌리티는 설계·조달·시공(EPC)을, 남동발전은 사업 개발 및 향후 운영을 맡았다. 216㎹ 규모로 사업비 약 9000억원이 투입된 대공사였지만, 대홍수에 따른 피해로 향후 프로젝트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중국이 일대일로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히말라야 횡단철도’ 사업 역시 해당 지역의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본공사 착수 시기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가미래전략원은 지난해 ‘기업의 기후리스크 대응 및 회복탄력성 제고’ 보고서에서 “최근 평균기온 상승과 같은 만성적 변화보다, 홍수나 태풍 등 예측이 어려운 급성 리스크가 산업 현장에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별 물리적 리스크에 대한 정량적 평가체계나 기업 맞춤형 분석 도구의 부재로 인해 기업들의 대응이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기후테크 육성 입법 움직임…“기후리스크 관리 대응 강화해야” 

 

 최근엔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이와 관련된 기업 및 산업을 육성하려는 입법 활동도 이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주영 의원과 박정 의원은 지난 6월, 같은 당 송재봉 의원은 지난 7월 각각기후테크 산업 육성을 위한 특별법을 대표발의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달 ‘기후테크기업 육성 및 기후테크산업 생태계 조성에 관한 특별법’을 내놨다. 법안 간 세부내용엔 일부 차이가 있지만, 국내 기후테크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기후테크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종합적인 산업육성 체계를 구축하자는 취지는 같다.

 

 최근엔 산업계가 기후리스크 관리 체계를 내재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국가미래전략원은 “고도화된 기후정보 생산 및 분석 역량을 갖춘 민간 기후테크기업의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공공 데이터 개방, 연구개발(R&D) 지원 등이 필요하다”면서 “사업장 단위의 기후위험 진단 인증, 공급망 취약성 평가 제도, 산업별 리스크 평가 가이드라인과 같은 구체적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기업의 리스크 대응 수준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달 네팔 누와콧 지구 데비갓에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로 강변의 건물 및 가옥들이 진흙에 뒤덮인 채 파손된 모습. 로이터 홈페이지 캡처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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