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극적으로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으며 영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첫 관문을 통과한 것으로, 자가점포 매각과 채권 변제 등 실제 회생계획 이행 여부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졸업이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관계인집회에서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이 가결된 데 이어 같은 날 법원의 인가를 받았다. 지난해 3월 회생절차 개시 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홈플러스는 점포 매각을 통한 자금 조달과 채권 변제, 인수합병(M&A) 등 본격적인 회생계획안 이행 단계에 돌입한다.
법원 인가를 받은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은 2028년 2월까지 자가점포 23곳을 매각해 총 1조4192억8095만원을 마련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 위해 메리츠금융그룹이 보유한 1조3000억원의 선순위 담보권신탁채권을 우선 상환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라 메리츠가 잡은 담보권이 해제되면, 홈플러스는 자가 점포인 38개 점포를 담보로 2030년 2월과 2037년 2월 대출을 받아 여타 채권을 변제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영업 정상화를 통해 2030년 매출 4조3000억원, 영업이익 1628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 과정에서 대형마트 사업 부문에 대한 M&A도 추진한다.
다만 최근 대형마트 업황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인 만큼 점포 매각까지 난관이 예상된다. 결국 협력업체와의 거래 관계를 회복하고 상품 공급을 정상화함으로써 체력을 입증하는 일이 가장 시급한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13일 67개 핵심 점포의 영업을 재개한 뒤 매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품 공급은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대형마트는 상품을 납품 받아 판매한 이후 판매대금으로 상품대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하지만 홈플러스의 경우 상품을 납품 받으려면 상품대금을 선불로 지급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물량 수급에 제한이 있다.
회사 측은 회생계획 인가 후 상품 수급이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총 116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는 영업중단 전 동기간 매출과 비교해 57% 성장한 수준이다.
노조 측도 영업이 조속히 정상화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트노조는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출발”이라며 “홈플러스를 지속 가능하게 경영할 인수자를 찾아 성공적인 M&A를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일반노조도 “트레이더 조 모델 등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영업 활성화 방안을 조속히 입증해야 한다”며 “고욕 보장과 휴직자 복귀 역시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