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비트코인에 이어 코스피까지 ‘뚝’… “잭슨홀에 쏠리는 눈”

다음 달 미국의 금리 인하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뉴욕증시 나스닥과 비트코인이 급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3000대까지 밀려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3151.56)보다 21.47포인트(0.68%) 내린 3130.09에 거래를 마쳤다. 뉴시스

 

2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나스닥 지수는 314.82포인트(1.46%) 떨어진 2만1314.95에 거래를 마쳤다.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거품론이 나오면서 기술주 전반에서 약세가 나타냈다. 이날 엔비디아는 3.50% 떨어졌고 브로드컴도 3% 넘게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테슬라는 1% 이상 내렸다.

 

기술주 주가가 하락하자 가상자산 가격도 일제히 급락했다. 미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 비트코인 1개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2% 하락한 11만3272달러에 거래됐으며, 한때 11만2700달러까지 밀리기도 했다. 지난 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난 14일 역대 최고가 12만4500달러대 보다 9% 이상 떨어졌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과 리플(XRP) 등도 5% 넘게 급락했다.  

 

나스닥에 이어 가상자산 가격이 급격히 떨어진 것은 지난 14일 발표된 미 7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전문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다음 달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였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주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확률(Fed Watch)은 100%까지 확대됐으나, 현재는 83% 수준으로 낮아졌다.

 

여기에 오는 22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경제정책 심포지엄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파월 의장이 시장 기대와 달리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 동결을 시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이 하락세를 보인 20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에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나오고 있다.뉴시스

 

코스피 역시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21.47포인트(0.68%) 내린 3130.09로 마감했다. 지난 3거래일간 10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면서 3130선까지 후퇴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3000포인트 수준까지 밀려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내 대주주 양도세 기준 발표 등 향후 예정된 이벤트 결과가 시장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과 정부의 대주주 양도세 기준 발표 등 불확실한 이벤트를 앞두고 차익 실현 매도세가 출회했다”며 “특별한 악재는 없지만, 불확실성을 앞두고 차익 실현이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기간 조정을 넘어 가격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 자체는 여전히 유효한 가운데 조선, 방산, 원전 등 큰 틀에서 내러티브와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이 훼손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잭슨홀 경계심리, 주도주의 투자심리 냉각 조합이 이번 주 남은 기간 증시의 수급 변동성을 높이겠지만, 이 같은 변동성을 분할 매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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