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기자] 패션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다. 추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아이템을 이용해 스스로를 꾸민다. 겨울철 주요 패션아이템 중 하나는 롱부츠다.
속에 털이 든 롱부츠는 방한 기능도 우수해 겨울철 패션피플들에게 널리 찾는다. Y2K 패션이 떠오르며 더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발 건강을 생각하지 않고 디자인된 경우가 많아 자칫 잘못하면 발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시중 대부분의 롱부츠는 바닥이 매우 딱딱한 재질로 되어 있고 날렵한 모양을 위해 타이트한 소재와 좁은 폭으로 만들어지곤 한다. 다만 종아리에 딱 붙는 부츠를 장시간 사용하면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발이 붓기 십상이다. 운동화에 비해 무겁고 발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한 데다 굽이 높아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쏠려 착용 후 발의 뻐근함과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증상은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하지만 반복되면 무지외반증이나 족저근막염 등 족부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 끝 부분이 바깥쪽으로 휘면서 관절의 변형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하이힐, 롱부츠 등 높은 굽 신발을 즐겨 신는 여성들의 발이 변형되며 생기는 경우가 많다. 초기 무지외반증은 발이 편한 신발을 신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개선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발을 무리하게 사용하면 관절의 변형이 더욱 심해져 염증이 생길 수 있다. 튀어나온 부분이 신발과 마찰하며 압박성 피부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심한 경우 발가락 관절이 탈구되어 보행이 어려운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족저근막염은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에서 발가락으로 이어지는 두껍고 강한 섬유띠를 말한다. 이는 발의 아치를 유지하여 보행 시 가해지는 충격을 고루 분산하는 역할을 한다.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기면 걸어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해진다. 족저근막염 환자는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 처음 발을 내디뎠을 때 강한 통증을 느끼고 오랜 시간 걸어 다니거나 갑자기 일어섰을 때 통증을 느낀다.
이들 족부질환은 한 번 발병하면 철저히 관리해야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체외충격파나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수리료도 통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기존의 생활습관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자연 치유가 어렵고 점점 더 상태가 심각해져서 결국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이모세 연세백퍼센트병원 대표원장은 “무지외반증이나 족저근막염 등 족부질환에 대한 수술은 환자의 통증을 줄이고 회복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진행돼야 한다”며 “최소한의 침습으로 진행하는 수술을 받게 되면 수술 부위의 감염을 예방할 수 있으며 절개에 대한 환자의 부담도 덜어줄 수 있어 효과적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최적화된 최소침습 수술을 진행하면 더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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